李대통령, G7 참석으로 정상외교 데뷔…트럼프와 첫 만남 주목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5.06.15 06:05  수정 2025.06.15 08:11

12·3 계엄 이후 중단됐던 정상외교 복귀

트럼프와 관세·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제

李대통령, 나토 참석도 신중하게 검토 중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정상 외교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 4일 대통령 취임 후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첫 순방길에 오르는 것으로, 지난 12·3 계엄사태 이후 약 반년간 중단됐던 정상 외교가 복귀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G7 참석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다. 이 대통령은 조기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G7에 참석을 고민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G7는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이 회원국이며 EU 집행위원장 및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회의에 참석한다. 우리나라는 의장국인 캐나다로부터 옵서버(참관국)로 초청 받았다.


당초 이 대통령은 G7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외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취임한 지 열흘이 갓 지난 상태서 준비 없이 외교 무대에 오르는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통화 이후 분위기 급변했다. 당시 통화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보다 심도있는 협의를 위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했었다.


특히 한미가 관세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같은 시급하고 예민한 외교 상황에 놓여있기에,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만남은 더욱 중요하다. 이에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외교전을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빠른 만남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G7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약식으로라도 열릴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 강화 확인 아래,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등에서 국익을 최대한 보전하는 협상을 이끌어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오광수 민정수석' 낙마 등으로 대통령실과 장관 인선에 더욱 고심하면서, 외교·통상 분야 차관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 가능성이 나오는 등 당장 대미 관세 협상이 중요해진 만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등 관련 부서 자리부터 공백을 메운 것이다.


G7 참석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의 만남에도 나섰다. 역대 다른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빠른 시간 내 재계와 만나 관련 조언을 들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나토에 갈 것 같다. 참석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확정은 아니지만 (나토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군사 동맹으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폴란드·터키 등 32개국이 회원국이다. 다만 최근 유럽 안보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IP4(인도·태평양 4개국,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도 초청 받았다.


이 대통령이 임기 초 다자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해 한동안 중단됐던 정상 외교 공백을 메우고 빠르게 외교전에 돌입해야 한다는 기대감에 따라, 나토 참석이 급부상한 것이다.


진보 정권 대통령의 나토 참석 여부 또한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이래 임기 3년 내내 나토에 참석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었다.


이 대통령이 나토에 참석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주장하던 실용외교가 사실상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 달리, 한미·한미일 외교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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