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씨어터 쿰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창작 레퍼토리 다시보기 첫 번째 작품 연극 ‘호야; 好夜’(이하 ‘호야’)가 6월 20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공연된다.
극단 죽도록달린다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온 창작 레퍼토리를 다시 탐색하고 소개하는 ‘레퍼토리 다시보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 첫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 ‘호야’는 2006년 초연된 이후 극단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으로, ‘왕세자실종사건’ ‘오이디푸스’ 등으로 자신만의 연극 언어를 구축해온 서재형 연출과, 뮤지컬 ‘영웅’ ‘윤동주, 달을 쏘다’ 등 굵직한 역사극에서 탄탄한 필력을 입증해온 한아름 작가가 함께 만들었다.
작품은 조선시대 궁궐을 배경으로 아이를 잃고 왕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중전과 왕의 여자가 된 귀인 어씨,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 중전의 오라비 한자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 인물을 둘러싼 감정과 권력의 충돌은 궁 전체를 뒤흔드는 역모와 비극적 죽음으로 이어지고, 남겨진 여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람답게 산다는 것’ ‘정을 나누며 사는 삶’에 대한 질문으로 번져나간다.
억압받던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 감정과 메시지를 시사하는 연극 ‘호야’는 형식적으로도 기존의 틀을 벗어난 시도를 선보인다. 특히 일반적으로 무대 밖에 머무는 지문과 해설까지 배우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이처럼 작품은 배우의 대사뿐 아니라 내면의 흐름까지 함께 드러내는 구성으로, 기존 공연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새로운 관극의 재미를 예고한다. 여기에 타악 기반의 리듬감 있는 음악과 코러스를 활용한 다양한 비유, 상상력 넘치는 시각적 구성, 배우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더해지며, 극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연출을 맡은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대표 서재형 연출가는 “이번 ‘호야’를 계기로,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20여년 창작 작업을 다시 돌아보는 ‘레퍼토리 다시보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극단이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 이 무대가 우리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길을 더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극본을 맡은 한아름 작가는 “‘호야’는 내가 처녀 시절 써놓은 마지막 희곡으로, 어쩌면 다시는 쓰지 못할 정서가 담겨 있어 볼 때마다 마음이 애틋해진다”며 “이 작품을 통해 사람이 사람에게 의지하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마음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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