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2.9% 인상…월급 환산 시 215만6880원
내수 부진 속 원자재값·물류비·인건비 줄줄이 인상
인력 축소·음식값 인상 불가피…서빙로봇 도입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되면서 외식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장기화로 매출이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값, 임대료, 전기료에 이어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6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290원)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의결했다.
그러나 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침체로 최악의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 수는 100만8282명이다.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폐업자 수가 100만명이 넘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전체 52개 업종 중 소매업(30%)과 음식업(15.2%)에 폐업이 집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고물가 기조 지속에 따른 소비 위축과 내수 경기 부진이 자영업 매출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자영업 연체율도 계속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88%로 장기평균(1.39%)을 상회했다.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12.24%)은 2013년 2분기(13.5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월급 외에 주휴수당, 4대 보험료와 퇴직금, 복리후생 등을 합치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월급(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으로 환산하면 215만6880원이다. 이는 올해보다 월 6만610원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다 원자재값, 배달앱 수수료, 물류비, 전기료 등도 줄줄이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실적 악화와 경기회복 불투명 등으로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고려 주 요인으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7.0%) ▲자금사정 악화 및 이자 등 대출상환 부담(15.1%) ▲원재료비 등 원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13.8%)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비용 상승(12.4%) 등을 꼽았다.
업계에서는 인력 축소나 음식 가격 인상, 테이블오더,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같은 푸드테크 기술 도입 등의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도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주중 알바생을 없애고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주말에도 직접 나와 일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만 커지고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음식 가격을 큰 폭으로 조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부 음식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인력 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는 조리·서빙 로봇 도입 등을 통해 사람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주춤해졌는데 다시 확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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