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발부 후 여권 무효·지명수배 조처
이날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구속여부 결정
이기훈 부회장 실질심사 불출석…"도주 판단"
관련자 신속 조사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 당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과 공조해 소재 파악에 돌입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관련해 회사의 전·현직 경영진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도주한 이기훈 부회장에 대한 소재 파악에도 나서는 등 특검팀은 여러 의혹에 걸쳐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집사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전날 김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즉시 지명 수배했고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와 경찰청을 통한 인터폴 적색 수배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신속히 관련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베트남에서 제3국으로 도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김씨는 지금이라도 즉각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출국 금지 조치 때문에 지난 6월29일 베트남 호치민으로 출국하는 데 실패하고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보이는 김씨의 처 역시 신속히 특검에 소재 및 연락처를 밝히고 자진 출석해 조사받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도피성 출국을 했다고 보고 전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현지에 머무르며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할 때 금융기관에 제출한 허위 잔고 증명서를 직접 만들어준 인물로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린다. 그는 2010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재학 시절 김 여사와 알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사 게이트'는 김씨가 2013년 설립에 관련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가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것과 관련된 의혹이다. 지난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계열사,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키움증권 등은 오아시스 펀드를 통해 당시 적자회사이던 IMS모빌리티에 184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 받았다. 특검은 오는 21일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도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이 '집사'의 뒤를 쫒고 있는 가운데 특검팀 출범 이후 첫 신병확보 사례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날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 이기훈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이응근 전 대표이사 등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결정될 예정이다. 심문을 마친 피의자들은 서울구치소에 대기하다 영장이 발부되면 그대로 구속되고, 그렇지 않으면 풀려난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알려져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특검보는 "이 부회장이 도주한 점에 대한 판단은 법원에서 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은 영장을 발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특검법사 수사대상이 되는 사건의 관련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와 소환조사에 박차를 가하겠단 방침이다. 이에 특검팀의 혐의 파악에 따라 신병 확보 움직임은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특검보는 "건진법사 의혹 사건 압수수색 영장은 전날 집행을 완료했다"며 "압수 대상자 중 오을섭 전 국민의힘 대선 네트워크본부장을 소환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중요 관련자로 언급됐음에도 '촉박하지 않은 재판 일정이다', '개인 사정이 있다' 등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출석 일자를 장기간 미루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정된 시간 내에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해 관련자들 역시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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