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로제타’가 전하는 진정한 삶의 의미…김성령 출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7.28 10:07  수정 2025.07.28 10:07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사장 김명규)이 공동기획으로 ‘로제타’(Rosetta)를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로제타’는 한국 근대 의료와 교육을 개척한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의 삶과 철학을 그린 작품으로, 1890년 미국에서 조선으로 온 로제타가 국적·언어·계층·성별 등 시대의 차별과 편견에 맞서며 의료와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조선 여성들을 위해 헌신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은 1894년 국내 최초의 맹아학교인 ‘평양여맹학교’와 여성 치료소 ‘광혜여원’을 개소하는 등 한국 근대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로제타’의 일기장을 따라 사랑과 고통, 신념과 희생의 여정을 되짚으며 관객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로제타’는 지난 2023년, 미국 실험주의 극단 리빙 시어터(The Living Theatre)가 처음 내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옐로밤,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 제작한 첫 번째 아시아 협력 작품으로 초연되었고, 당시 무대 위 8명의 배우가 돌아가면서 로제타를 연기하는 앙상블 형식의 실험극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특히 리빙 시어터는 브로드웨이 상업 연극에 맞서 반전·여성 해방·인종차별 반대 등 진보적 메시지를 내세운 미국 최초 아방가르드 실험 극단이자, 알 파치노·로버트 드 니로 등 명배우들이 거쳐 가면서 세계 현대 연극사의 흐름을 바꾼 전설적인 극단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앞둔 ‘로제타’는 국립극단이 국공립기관의 우수 제작 연극을 초청해 관객에게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과의 공동기획 작품이자, 리빙 시어터와 극공작소 마방진, 옐로밤의 공동 협력 작품으로 무대 위에서 로제타의 복잡한 내면과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깊은 울림으로 전할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특히 이번 공연에는 배우 김성령이 새롭게 합류해 극에 신선한 긴장감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뿐만 아니라 배우 고인배, 견민성, 원경식, 이경구, 김하리를 비롯해 리빙 시어터의 브래드 버지스, 엠마 수 해리스 등 초연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함께한다.


작품에서 한국과 미국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로제타를 연기하는데, 이는 “모든 배우가 똑같이 중요하다”는 리빙 시어터의 철학이 담긴 연출이기도 하다. 과거 리빙 시어터 소속이었던 김정한(Yossef K.)이 초연에 이어 ‘로제타’의 작·연출을 맡았으며,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활용한 실험적인 극 전개 방식은 구한말 시대의 낯선 이방인 로제타와 조선인들 사이의 언어 장벽을 생생하게 구현함으로써 작품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일 예정이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로제타’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과 공동기획으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선보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국공립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우수 제작 연극을 초청하고 국내외 교류에 이어 해외 진출까지 교두보를 마련하는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로제타’는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이후 9월 5~6일에는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일본 돗토리현에서 열리는 베세토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선정돼 9월 27~28일에는 일본 도리긴문화관에서 각각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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