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어선 안전까지 위협…해양사고 10%는 ‘부유물 감김’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08.07 09:24  수정 2025.08.07 09:24

KOMSA, MTIS 분석 결과

최근 10년 감김 사고 88% 늘어

폐어망·어구, 바닷속 ‘지뢰’ 역할

어민 스스로 자정 기능 키워야

한국어촌어항공단 관리선이 폐어구를 수거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공단

해양쓰레기가 환경 오염을 넘어 어선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해양사고 가운데 10%는 폐어구와 어망 등 해양쓰레기로 인한 ‘부유물 감김 사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김준석)은 7일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활용해 최근 10년간 발생한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선박 설비가 폐어구·어망, 밧줄 등 부유물에 감겨 발생하는 사고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최근 10년간 전체 해양사고 선박 3만766척 중 3437척(11.2%)이 부유물 감김 사고를 당했다. 특히 2015년 249척에 그치던 부유물 감김 사고는 2024년 468척으로 88% 증가하면서 최근 들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MTIS 분석 결과 이러한 사고 대다수는 어구·어망(1394척), 로프(1038척) 등 부유물이 선박 추진기에 감기며 추진축, 클러치 등 선박 설비를 손상시켜 운항 중단으로 이어졌다.


사고는 특히 어선 등 중소형 선박에서 자주 발생했다. 연안여객선과 같이 승객 다수가 탑승하는 선박에서도 사고는 이어졌다.


KOMSA는 “부유물 감김 사고로 운항이 어려운 상태에서 기상이 악화할 경우, 선체 전복이나 충돌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따라서 부유물 감김 사고는 선박 종사자의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부유물 수거량은 2015년 4330t에서 2023년 1만630t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KOMSA는 “부유물 감김 사고 증가는 기상이변 등 해양환경 변화와 해양쓰레기 증가 등 실질적 위험 요인의 확대 외에도, 사회 전반의 안전 의식 제고와 사고 신고 체계의 개선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무조건적인 사고 증가로 해석하기보다는, 정책적 대응을 위한 조기경보로서의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KOMSA는 부유물 감김 사고 예방을 위해 MTIS를 통해 사고 다발 해역을 분석해 시각화된 정보로 제공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여객선, 어선 등 선박 운항자가 사전에 부유물 감김 사고 위험을 인지하고 우회할 수 있도록, 바다내비와 GPS 플로터 등 항해 장비에도 연동되고 있다.


또한 KOMSA는 부유물 감김 사고 다발 해역 정보를 공공데이터포털과 MTIS 오픈 API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김준석 KOMSA 이사장은 “폐어구 등으로 인한 부유물 감김 사고와 해양생태계 오염은 결국 어업인에게 가장 큰 피해로 되돌아오는 만큼, 어업인 개별·자발적 수거 문화 확산이 중요하다”면서 “관계 기관과 함께 어업인의 자율적 안전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고, 해양사고 예방과 더불어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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