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가 당원만 봐서야"…與원로들, 정청래에 '쓴소리'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8.12 14:54  수정 2025.08.12 16:28

임채정 "내란종식 공감, 과격해선 안돼"

문희상 "과유불급은 안 하느니만 못해"

정세균 "당원 아닌 국민의 뜻 수렴해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임고문단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집권 여당은 당원만 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쓴소리를 들었다. 원로들은 정청래 대표의 내란종식 의지엔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과격하게 하지 말라"는 등의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정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내란 세력을 단호히 척결하고 정의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당을 지켜주신 고문들, 선배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며 "그 뜻을 이어 개혁 과제의 완수와 민생 회복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임고문단은 대체로 정 대표의 '전광석화식' 개혁에 공감하면서도 원만한 당정 관계와 정치의 복원을 강조하며 "당원만 보고 정치하지 말라"는 등의 충고를 이어갔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윤석열정부 파멸 근저에는 정치 실종이 있었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의)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지만,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집권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당원이 아닌 국민의 뜻을 어떻게 수렴하고 받들 것인가의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도 "개혁은 깊고 신속하게, 이른 시일 내에 끝내고 이제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며 "국민의 통합과 공감대가 있어야만 국정의 모든 분야에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과유불급'을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통합'에 방점을 찍었는데 민주당이 급하게 개혁을 밀어붙이는 건 틀린 말이 아니지만, 지금 새 정치를 모색하는 길은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며 "전체 흐름을 볼 때 정치 자체가 멸실, 붕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끊어야겠다는 정 대표의 발언이 때로는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본질에서는 올바른 역사적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과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 원로들의 조언을 들은 정 대표는 "지리멸렬도 안되지만 과유불급도 안 된다는 말씀을 잘 들었다"며 "한번 인사드리는 것으로 부족하겠다. 3개월에 한 번씩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귀한 말씀을 듣는 게 당 운영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오늘 절실하게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대한민국을 온전하게 정상화할 길은 멀고 험하다"며 "지난 3년간 망가졌던 민주주의와 어려움에 빠진 경제를 회복하는 데 다시 힘차게 일어서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개헌 등을 주문했다. 이 전 대표는 "올해 말까지 언론개혁, 검찰개혁, 내년 지방선거 준비, 개헌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원기·임채정·정세균 ·문희상·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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