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로, 100% 제작으로…방송가의 계속되는 AI 실험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8.24 12:28  수정 2025.08.24 12:28

AI의 추천대로 전개를 꾸려나가는 예능부터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특집 프로그램까지, 방송가에서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다만 재연 배우 대신 AI 영상을 활용한 예능프로그램을 향해선 ‘불쾌하다’는 지적은 물론, ‘재연배우 일자리를 위해 AI 활용을 줄여야 한다’는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등 명확한 기준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비스의 사람공부 스틸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이 AI와 ‘함께’ 방송을 꾸려나갔다. ‘AI가 정해주는 하루’를 주제로, AI의 추천 식당을 방문해 AI가 뽑은 멤버가 밥값을 지불하는가 하면, AI가 골라준 집들이 선물을 들고 허경환의 집을 방문하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보여줬다.


AI와 티격태격하며 나오는 케미도 하나의 재미였지만, 허경환의 유행어를 분석해 선물을 골라주는 AI의 분석력도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AI를 일상생활에 어떻게 접목하고, 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엿보게 한 것이 이번 특집의 의미였다.


전개의 한 요소로 활용한 것은 물론, 제작 과정에서의 활용을 실험하는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앞서 MBC는 ‘PD가 사라졌다’를 통해 AI가 직접 연출하는 과정을 담았었다. MBC에 입사한 AI PD 엠파고가 첫 연출로 입봉하는 과정을 담은 리얼 프로그램으로, AI가 인간의 역할을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것. 편집 등 단순 업무는 물론, 창의성이 필요한 기획 분야에도 도전하며 실현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EBS 또한 국내 최초 전편 AI 제작 방송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AI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EBS AI 단편극장’을 통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네 편의 단편 영상을 공개,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드라마까지 아울렀다. 이를 통해 AI를 제작 과정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인간을 공부하는 AI 이비스의 학습 노트를 통해 시청자도 역설적으로 인간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했다.


소재로, 또 제작 도구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색다른 메시지를 도출하는 등 AI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양새다.


다만 무분별한 활용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MBC ‘서프라이즈’, ‘심야괴담회’ 등 사연을 재연 영상으로 전달하는 일부 프로그램이 재연 배우의 연기 대신 AI가 만들어낸 영상을 활용했는데, 이때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던 것. 당시 ‘재연 배우의 일자리까지 뺏어야 하나’라는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한 시청자부터 ‘사연 방송은 재연이 중심인데, 다소 어색하다’고 반응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KBS는 인간 중심, 공영성, 책무성, 사실 확인과 검증, 투명성, 권익 보호, 초상·음성 활용, 저작권 보호 등 8개 조항의 25개 항목으로 구성된 KBS AI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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