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알로 10kg 감량…비만치료제, 주사 대신 뜨는 '알약'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8.27 09:32  수정 2025.08.28 09:30

일라이릴리,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임상 3상 결과 발표

글로벌 빅파마, 접근성 높은 경구제 개발 경쟁 가속화

경구용 비만 치료제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사제가 이끌던 비만약 시장에 빅파마들이 환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인 먹는 치료제(경구제)를 앞다퉈 개발하면서, 고효능 경구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미국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경구용 GLP-1 비만·당뇨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이 후기 3상 임상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량과 혈당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일라이 릴리는 26일(현지시간) 비만 또는 과체중,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오르포글리프론 임상 3상(ATTAIN-2) 결과를 발표했다. 모든 용량군에서 1차 및 주요 2차 평가 변수를 충족했으며, 하루 1회 36mg 복용시 72주 후 위약 대비 평균 10.5%(약 10.4kg) 체중이 감소했다. 당화혈색소 역시 최대 1.8%p 감소해 의미 있는 혈당 개선 및 심장대사 위험 요인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음식, 물 제한 없이 하루 1번 복용하면 되는 경구제(알약)로 주사제가 부담스러웠던 환자들의 접근성과 순응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릴리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비만과 당뇨 환자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 승인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노보 노디스크,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전통적 빅파마들도 GLP-1 경구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제 역시 후기 임상에서 약 15%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다만 화이자는 내약성 문제로 개발을 중단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경제연구센터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대 초 15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라며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를 비롯한 몇몇 빅파마는 주사제 만큼 효과적일 수 있는 경구용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