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신발 혁신을 이끄는 전문가, 이유찬 대표를 만나다

김준평 기자 (kimjp234@dailian.co.kr)

입력 2025.08.29 11:43  수정 2025.08.29 11:45

ⓒ‘페이퍼플레인키즈’ 로고

부산은 대한민국 신발산업의 발상지이자 한때 국내 제조업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산업 중심지였다. 그러나 해외 생산 이전, 저출산으로 인한 내수 감소,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신발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0.6%에 불과하다.


이처럼 전반적인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며 업계와 학계 모두의 주목을 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아동 신발 전문 브랜드 ‘페이퍼플레인키즈(대표 이유찬)’다.


2015년 창업 이후 10년 연속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최근 4년간 연평균 23.9%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이유찬 대표를 만나 성공의 배경과 글로벌 도약 전략을 들어봤다.


Q. 신발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창업을 결심하신 계기는 무엇인가?

A.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조카가 태어나 선물할 아동 신발을 찾던 중, 국내에는 아동만을 위한 전문 브랜드가 사실상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부분 성인 브랜드에서 구색용으로 아동화를 만들 뿐, 아동의 발과 생활을 고려한 전문 신발은 찾기 어려웠다. 어릴 적부터 신발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창업에 나섰다.


Q. ‘페이퍼플레인키즈’가 다른 아동화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인가?

A. 저희 브랜드는 국내 유일하게 아동 신발 풀 카테고리를 갖춘 브랜드다. 운동화, 부츠, 샌들, 아쿠아슈즈, 실내화, 거실화, 장화까지 아이들의 성장과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전 제품군을 한 브랜드에서 제공한다. 단순히 신발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Q. 직접 디자인을 한다고 들었다.

A. 저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라 디자이너이자 창업가다. 지금까지 100건 이상의 아동 신발 디자인을 직접 개발해 특허청에 등록했다. 이 성과는 단순한 기업 내부의 기록을 넘어, 대한민국 아동 신발 디자인의 표준을 선도하고자 한다.


Q. 실제 성과도 상당히 눈에 띈다.

A. 국내 신발산업의 평균 성장률이 0.6%에 머무는 상황에서, 저희는 최근 4년간 연평균 23.9%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4년 한 해 매출만 110억 원을 달성했고, 창업 이후 누적 매출은 732억 원에 달한다. 저출산으로 아동 인구가 3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이 정도 성과를 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Q. 유통 전략도 차별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A. 아동 신발의 주요 구매층이 30~40대 젊은 부모 세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망 대신 온라인 기반 SPA형 모델을 구축했다. 기획·디자인·생산·판매까지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제품 기획에 즉시 반영할 수 있었다.


Q. 오는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패패부산 2025’에도 참가하신다는데

A. 패패부산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발·패션 전시회다. 저희는 이번 참가를 통해 AI, DX, ECO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 홍보가 아니라, 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혁신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향후 글로벌 진출 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A.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저출산으로 아동 인구가 급격히 줄어 내수 확장에 한계가 있다. 반면, 미국은 아동 인구가 7,300만 명으로 한국의 10배 이상이고 아동 신발 시장은 연평균 5%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79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희는 아동 신발이라는 틈새시장을 무기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한국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Q. 부산 신발산업 속 ‘드문 성공사례’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부산은 여전히 대한민국 신발산업의 상징적인 도시이지만, 전통 제조업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저희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개인의 창의성과 혁신이 산업을 돌파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부산 신발산업 전체가 새로운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페이퍼플레인키즈’ 이유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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