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샤오펑·美 조비 앞서가는데… AAM 주도권 뺏긴 현대차그룹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9.16 15:21  수정 2025.09.16 15:24

글로벌 AAM 상용화 눈앞으로

中 샤오펑·美 조비 시범운항 '눈앞'

현대차 슈퍼널, CEO·CTO 공석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서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Xpeng)이 전시한 AAM 기체 '에어로트'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른바 '에어택시'로 불리는 AAM(미래항공모빌리티)의 글로벌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주요 기업과 현대차그룹 사이 격차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샤오펑과 미국 조비에이션이 상용화 막바지 작업에 한참인 반면, 현대차그룹은 경영 공백과 개발 차질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핵심 미래 먹거리로 지목해왔지만,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해 자사 AAM '에어로트'의 상용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놨다.


샤오펑은 "오는 10월 두바이에서 '에어로트'의 운행을 시작할 것"이라며 "사전 주문량은 5000대를 넘어섰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도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는 세계 최초로 AAM 인프라를 구축하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최상위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조비에이션도 상용화 직전 단계에 돌입했다. 백악관이 주도하는 eVTOL(전동 수직이착륙 항공기) 통합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다. 이 시범사업에는 미 교통부와 연방항공청이 eVTOL 항공기의 본격적인 형식 인증 이전에 일부 시장에서 시범 운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술 성숙도가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조비의 경우 이미 미국 내에서 AAM 사업으로 가장 앞선 성과를 내고 있다. 누적 비행거리는 약 6만4300km에 달하며, 올 한 해에만 600회 가까운 비행을 소화했다. 최근에는 두 공항 간 첫 공개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두바이를 포함한 5개국에서 기체 신뢰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1월 CES(국제 가전박람회) 2024에서 슈퍼널이 최초로 공개한 차세대 기체 'SA2' ⓒ슈퍼널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내 AAM 사업을 준비하던 현대차그룹은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미국 내 AAM 자회사인 '슈퍼널(Supernal)'이 올 상반기 구조조정에 이어 최근 핵심 경영진까지 자리를 비우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AAM 사업을 총괄하던 신재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어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맥브라이드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널은 작년 말 오픈한 워싱턴 D.C. 본사를 갑작스럽게 폐쇄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수십 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슈퍼널의 AAM 개발이 사실상 일시 중단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슈퍼널의 목표였던 2028년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슈퍼널은 지난해 1월 CES(국제 가전박람회) 2024에서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하고, 2028년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동시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공식적으로 인증을 획득하거나 시범 운행에 성공하는 가시적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신 사장이 미래 항공 교통 분야 기술개발 기반 구축을 완료했으며, 사업화를 위한 새로운 단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CEO 선임 전까지 슈퍼널은 현재 사업개발 담당인 데이비드 로트블래트를 임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단계로 기체의 동력 시스템 및 구조 해석, 공력 및 소음, 제어 로직 등 기체의 기본 성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사업 개발과 운영 등에 강점을 가진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준비하는 2단계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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