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도 1급 전원 사표 요구, 전 부처 일괄 사표 이례적
금감원 노조, 24일 야간 집회…설립 이후 처음
“쇄신 필요하다 해도 지나치게 서둘러…조직 안정성 해칠 우려”
정부의 금융감독 조직개편안에 맞서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지난 18일 국회 앞 집회에 나섰다. ⓒ데일리안
정부가 전 부처 1급 고위 공무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하며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야간 집회까지 예고되며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조직 쇄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관가 안팎에서는 밀어붙이기식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9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1급 간부 전원을 불러 티타임을 갖고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일부 간부는 즉석에서 사표 제출 의사를 밝혔으나, 나머지는 침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경제부처에 국한되지 않고 전 부처 1급 간부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교체기마다 인적 쇄신은 있어왔지만, 전 부처 최고위 실무진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정부가 인적 물갈이를 통한 국정 장악력 강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이미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통합·분리 개편 논의가 이어지면서 금감원 노조는 강력 반발해 왔고,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야간 집회까지 예정돼 있다. 오는 25일로 예고된 정부조직 개편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점심시간 장외 집회에 정규직 직원 약 1200명이 참여한 데 이어, 퇴근 후 열리는 이번 집회는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설립 이후 해가 진 뒤 야간 집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이번 개편을 “실패했던 금융감독체계로 돌아가는 것”이자, “자리 나눠먹기를 위한 해체”라고 규정했다.
집회에는 학계 전문가와 국회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으로, 정치적 파급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부 직원들은 노조와 별도로 자체 시위까지 조직해, 광화문 일대에서 소규모 시위 후 환경정화 활동을 병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내부 혼란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인사 태풍이 몰아치자 “정부가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쇄신이 필요하다 해도 새 정부가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정 과제 방향이 정리되기도 전에 인사를 먼저 흔드는 것은 조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속도전에만 매몰된 인사정책은 장기적으로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교체 직후 조직개편은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처럼 내부 반발이 극심한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 인사는 조직 안정성과 정책 신뢰 모두를 해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도전식 개편은 결국 정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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