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착륙 시 어두운 조명·창문 덮개 개방은 '안전' 이유
창문에 있는 작은 구멍은 '브리더 홀'…창문 깨짐 방지
탑승 시 승무원이 한 손 뒤로 숨기는 건 '카운터' 때문
항공 여객 연인원 1억2000만명 시대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에어포털'에 따르면, 2024년 국내·외 항공 여객 연인원은 약 1억2005만명이었다. 같은 해 우리나라 인구가 약 5100만명으로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1인당 1년에 두 번은 비행기를 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잘 알지 못하는 비행기에만 존재하는 '숨은 상식'들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모두 '안전'이라는 공통된 목적이 담겨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에서 이륙과 착륙 시 조명을 어둡게 하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비상 상황 발생 시 기내 전원 공급이 끊겨 갑자기 어두워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국제 항공 규정에 따르면, 모든 승객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90초 안에 탈출해야 한다. 사람의 눈은 홍채와 동공을 통해 빛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지만, 급격한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밝은 환경에 눈이 익숙해져 있으면 어둠 속에서 출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조명을 낮춰 승객의 눈을 미리 어둠에 적응시키는 것이다.
탑승객이 이륙과 착륙 시 창문 덮개를 열어야 하는 이유도 안전과 직결된다. 비행기 엔진과 날개 등에 이상이 생기면 승객이 이를 빠르게 발견해 승무원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항공사에서는 탑승객들에게 비행 중 엔진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안내하기도 한다. 이는 조기 대피나 방향 선택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말하자면 승객과 승무원 모두가 '감시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비행기 창문을 자세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창문 아래쪽에 작은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을 수 있다. 이는 '브리더 홀(breather hole)'이라고 부른다.
비행기 창문은 세 겹의 투명한 아크릴 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구멍은 가운데 판에만 있다고 한다. 창문이 아크릴 판 세 겹으로 제작된 이유는 약 1만2000m 상공의 낮은 기압에서 기내외 기압 차를 견디기 위해서다. 구멍을 통해 기내와 외부 사이의 압력 차이를 조절해 바깥쪽 유리창이 주 하중을 받도록 한다. 덕분에 창문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고, 동시에 내부에 성에가 끼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탑승할 때 승무원이 한 손을 뒤로 숨기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나 제스처가 아니다. 승무원은 탑승객을 맞이하면서 동시에 작은 장치인 '헨드헬드 카운터'라는 작은 장치로 인원을 세고 있다. 손에 든 장치가 눈에 띄면 어색해 보일 수 있어, 자연스럽게 뒤로 숨긴 채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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