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권성동·김상민·국토부 서기관' 연휴 전 줄기소
추석 이후 한학자 기소 전망…주요 혐의 외 전방위 수사
1차 수사 기간 통과…잇따른 재판에 공소유지 중요성↑
파견 검사 40명 전원 원대 복귀 요청…현실적 문제 직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7월 출범 후 추석 연휴 전까지 14명에 달하는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올렸다. 특검팀 수사는 기간 연장으로 2라운드에 돌입하며 전방위적 수사에 따른 추가 기소가 예상된다.
이 가운데 '검찰청 폐지'에 따른 여파로, 수사·기소를 했던 파견 검사들이 원대 복귀를 희망하고 있어 '공소유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수사 성과가 공소유지까지 이어지는데 어려움에 직면할 시 자칫 용두사미 특검으로 마무리될 수 있단 우려마저 제기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추석 연휴 직전이던 지난 2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 김모 전 국토교통부 서기관 등 3명을 각기 다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오는 10일엔 한학자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재판에 넘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 의원과 한 총재는 '정교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5일경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신도들의 표와 조직, 재정을 제공해주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2월경 김 여사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제공하고 작년 4·10 총선 공천과 인사 청탁 한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받는다.
김 전 서기관의 경우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3년 6월~2024년 9월 사이 국토부에서 발주하는 도로공사 공법 선정 등 직무와 관련해 공사업자로부터 현금 3500만원 및 상품권 100만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후 직후 한학자 구속기소 무게…15명째 재판행 예상
연후 직후 특검팀이 한 총재를 재판에 넘길 경우 15번째 기소로 기록된다. 특검팀은 지난 7월2일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수사에 착수했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이기훈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이응근 전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피의자 3명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불구속) 등은 지난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총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사건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혐의 소명 부족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 전 회장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브로커 이모씨, 브로커 김모씨를 구속기소하고, 박창욱 경북도의원을 불구속기소했다.
핵심 피의자인 전씨의 경우 지난달 8일 특가법 위반 및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윤 전 본부장과 전씨 측근인 브로커 이씨는 이보다 앞서 8월18일 구속기소됐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께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샤넬백,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합계 8000여 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윤 전 본부장이 청탁한 내용은 ▲국제연합(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YTN 인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말 전씨에게 국민의힘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박창욱 경북도의원와 브로커 김씨도 재판에 넘겼다. 박 도의원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씨를 통해 전씨에게 경북도의원 공천을 청탁하고 현금과 한우세트 등 1억원가량의 금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아울러 특검팀은 '집사게이트'와 관련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를 지난 8월29일 횡령 혐의를 들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집사게이트는 김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인 IMS모빌리티가 2023년경 기업들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 받았단 의혹이다.
다만 이 사건과 관련해 김씨와 공모한 의혹을 받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와 모재용 경영지원실 이사,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의 경우,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 부족으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 하겠단 계획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자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지목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지난 8월22일 '변호사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 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
여러 사건에 핵심 피의자로 지목되는 김 여사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씨 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가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월29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파견 검사 40명 전원 복귀 요청…수사·기소 인력 외 공소유지 가능성
특검팀은 1차 수사 기간을 넘기며 김 여사의 공소장에 적시된 주요 혐의 외 특검법상 16개 사건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재판에 넘겨지는 피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특검팀은 ▲이배용 매관매직 ▲대통령실 전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종묘 차담회 ▲민간인 전용기 탑승 ▲자생한방병원비자금 의혹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스레 관심사는 재판이 진행되는 법원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소유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최근 특검팀 파견 검사 40명 전원과 수사관 대부분이 검찰청 복귀를 요청하고 나서 공소유지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데 있다. 파견 검사들이 실제로 원대 복귀할 경우 수사·기소를 하지 않은 인력들이 공소유지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파견 검사들의 검찰청 복귀 요청은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업무 분리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황에서, 이전처럼 직접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모순된다는 입장이다.
특검법 개정안에 따라 민중기 특검팀의 파견 검사는 최대 40명에서 70명까지 늘어났는데, 검찰청에 남아있는 검사들도 파견 검사들과 생각이 크게 다른 것 같아 보이지 않은 상황이라 수사 인력난마저 예상된다.
법조계는 공소유지 자체는 특검보가 재판에 나가 특별수사관의 도움을 받으며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은 하나 인력 부족과 물리적인 준비 시간의 한계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검에선 기소 검사가 공소유지를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대응임을 알기 때문에 기소한 검사들에게 공소유지까지 맡기고 싶어한다"며 "이는 정부에서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를 분리하려는 움직임과 배치되는 걸 파견 검사들이 잘 알고 있으니 충분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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