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전 비서실장·윤영호 부부' 등 무더기 기소
통일교 자금 횡령해 야당 의원 등에 쪼개기 후원
개정안따라 인력 증원…검사 3명·수사관 4명 요청
다음주 '이배용 매관매직 의혹' 관련 수사 본격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인 한학자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공소장에는 국민의힘 쪼개기 후원 혐의도 적시돼 파장이 예상된다.
특검팀은 특검법 개정에 따라 수사 인력을 보충하는 한편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연루된 '매관매직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같은 혐의로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을 불구속기소했다.
또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이자 통일교 전 재정국장인 이모씨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현금 교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세 사람은 같은 해 3∼4월께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7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한 총재와 정 본부장은 같은 해 10월께 자신들의 카지노 원정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취득한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두 사람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권 의원 몫 정치자금 1억원, 국민의힘 후원금 몫 2억1000만원, 김 여사에게 제공한 금품 구매대금 8200만원을 교단 자금으로 충당하고 2021∼2024년 통일교 산하 기관의 자금 1억1000만원을 임의로 사용했다.
또 교단 자금으로 2022년 7월께 외국 국회의원에게 선거자금 10만 달러를, 또 다른 나라의 대통령 소속 정당에 선거자금 50만 달러를 각각 제공했다.
김형보 특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정당법 위반 혐의 등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 대상 사건과, 관련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다음주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귀금속 공여 의혹 사건 관련 수사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검팀은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이 전 위원장을 소환한다. 이 전 위원장이 특검에 출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3월 대선 직후 김 여사에게 당선 축하용으로 금거북이와 축하 카드를 건넸고 그해 9월 윤석열 정부가 처음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8월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던 중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금고에서 '금거북이'를 발견했다. 최씨 금고에는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오는 17일 오전 10시에는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정진기 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정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팀은 정 이사장이 매관매직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달 그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방위적 수사에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인력을 보충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검법 개정안에 따르면 김건희특검 파견 검사는 40명에서 70명으로, 특검보는 4명에서 6명으로 늘릴 수 있다.
김 특검보는 "특검은 금일 기준 14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총 19명을 기소해 재판 계속 중에 있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사와 이미 기소된 사건의 공소유지 부담을 고려해 개정된 특검법에 따라 필요 인력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부장검사 1명을 포함한 검사 3명과 검찰 수사관 4명을 법무부와 검찰청에 추가 파견 요청했다"며 "다음주 중으로 특검보 추가 임명 추천을 비롯한 적절한 필요 인력을 해당 기관에 순차로 파견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