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공무원 변호인 "김건희특검, '직권남용·가혹행위'로 고발 계획"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10.14 14:07  수정 2025.10.14 14:14

A씨 추모 분향소서 기자회견 열고 입장 밝혀

"고인, 조사 당시 조서 고쳐 달라 말도 못해"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 A씨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가 1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후 숨진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변호인은 특검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설치된 A씨의 추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팀에 A씨의 피의자 신문 조서에 대한 열람·복사를 신청했다"며 "조서를 검토한 후 위법한 수사를 한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가혹행위 등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A씨가 생전 자신에게 특검팀이 작성한 신문조서에 허위 내용이 담겼다고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고도 밝혔다. A씨는 조사 당시 워낙 힘들어서 조서를 고쳐 달라고 말을 못 했다고 토로했다는 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결국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과 공모해 (김 여사 일가 회사에) 개발부담금을 부당하게 면제해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공개된 자필 메모는 A씨가 변호인 조력 없이 혼자 쓴 게 맞다며 필요하면 원본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단 메모를 입수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선 "변호사 수임에 관한 비밀 보장과 관련된 부분이라 이 자리에선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후 8일 뒤인 지난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생전에 남긴 자필 메모에는 조사에 대한 심리적 고충과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특검이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국민의힘 등에서 수사기관이 원하는 결론을 유도하려 강압·위법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특검팀은 전날 A씨 사망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수사 방식 전반을 재점검하고 진술 강요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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