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MO는 별로? 해보면 다를 것"…드림에이지 '아키텍트' 자신감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10.17 10:00  수정 2025.10.17 10:00

15일 드림에이지 퍼블리싱작 '아키텍트' 간담회

심리스 오픈월드 MMORPG…성장·탐험 재미 강조

캐시카우 부재 속 첫 대작…드림에이지 향후 노선 시험대

김민규 드림에이지 사업실장(왼쪽부터), 박범진 아쿠아트리 대표,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젠지GGX에서 열린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드림에이지

올 하반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 대전에 신생 게임사 드림에이지(옛 하이브IM)가 가세한다. 넷마블의 '뱀피르'가 8월 포문을 열고,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11월 출격을 앞둔 가운데 드림에이지는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민규 드림에이지 사업실장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젠지GGX에서 진행된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아키텍트)' 미디어 간담회에서 "시장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타 게임이나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아키텍트'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히트 개발자 박범진 사단의 첫 자체 IP

아키텍트는 드림에이지가 퍼블리싱하고, 아쿠아트리가 개발한 MMORPG다. 아쿠아트리는 2023년 6월 박범진 대표가 설립한 신생 개발사다. 박 대표는 과거 넷마블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여러 흥행작을 배출하며 이름을 알린 유명 개발자다. 아키텍트는 박 대표가 개발 경력 25년 만에 배출하는 자체 IP(지식재산권)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드림에이지는 지난해 국내 게임쇼 지스타에 참가해 아키텍트를 공개한 적 있다. 오는 22일 서비스되는 것을 감안하면, 공개 후 불과 1년 만에 개발을 마무리한 셈이다.


이처럼 빠른 개발이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박 대표는 "아쿠아트리를 창업하기 전부터 노트에 적어둔 키워드들이 있다. 심리스 월드, 원채널, 논타깃 전투, 다양한 탐험 요소, 오픈월드형 게임 등 각종 콘텐츠였다"며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방향성을 흔들림없이 유지하며, 팀 전체가 공감대를 갖고 완성도를 높여온 것이 비교적 짧은 개발 기간의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인게임 이미지.ⓒ드림에이지
심리스 월드·탐험 콘텐츠로 차별화…MMO 피로도는 확 낮춰

아키텍트는 모든 이용자가 하나의 공간에서 플레이를 이어가는 '심리스 월드'를 구현했다. 중세풍 세계관이 주를 이루는 여타 MMORPG와 달리 캐릭터 중심 서사와 탐험형 콘텐츠로 몰입도를 높인 점도 특징이다. PvE 콘텐츠인 '범람'과 '대범람' 외에도 비행, 등반 등 특수 이동 장치를 더해 다양한 방식으로 월드를 탐험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어제보다 다른 오늘'을 캐치프레이즈로 많은 분들이 매일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반복적인 사냥과 전투를 넘어 월드를 탐험하며 수집 요소를 체험하고, 도전관문 등의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다양한 이용자 층에서 오랫동안 플레이되는 게임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아키텍트는 MMORPG 특유의 경쟁 피로도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 '도전관문', '환영금고', '균열' 등 PvE 콘텐츠를 충분히 넣어 많은 이용자들이 다방면으로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PvP(이용자 간 전투) 콘텐츠도 다수 마련했다. 여러 클랜이 경쟁하는 필드 콘텐츠 '거인의 탑'이나 '신석점령전' 등이 있다. 필드 PvP도 가능하게 했으나, 초기 지역에는 안전 구역과 패널티를 둬 이용자들의 플레이가 과도한 PvP로 방해받지 않도록 설계했다.


김 실장은 "심리스 단일채널 구조이다 보니 당연히 경쟁이나 협력이 함께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과도한 PvP 등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시스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아키텍트가 내세우는 차별화 콘텐츠는 '범람'과 '대범람'이다. 범람은 하루종일 필드 전역에서 발생하는 돌발 PvE 이벤트다. 대범람은 하루 한 번만 정해진 시간에 월드 전체를 뒤덮는 대규모 서버 이벤트로, 서버 전체의 이용자가 최종 보스를 상대해 보상을 얻는 식이다.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인게임 내 PvE(이용자와 환경 간 전투) 콘텐츠 '범람' 이미지.ⓒ드림에이지
"과금 부담 낮췄다" 강조…모바일 최적화 주력

주요 BM(수익모델)은 ▲확률형 아이템 ▲정액제 상품 ▲정가제 상품 등 3종으로 구성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코스튬(캐릭터 외형)과 팬텀웨폰(무기 외형) 등 2종으로 구성된다.


드림에이지는 아키텍트가 최근 출시된 다른 MMORPG보다 훨씬 완화한 수준의 BM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무과금 이용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과금에 대한 부담 없이 성장과 수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했다"고 부연했다.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에 더해 심리스 오픈월드 게임인 만큼 모바일 최적화에도 상당히 공들였다.


박 대표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대규모 콘텐츠를 구현하다보면 어려운 지점이 많은데, 현재도 그래픽 품질을 유지하면서 성능을 안정화하기 위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모바일 편의를 위해 PC에 없는 기능을 제공하진 않는다. 모바일에서도 쾌적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UI(이용자 인터페이스)와 조작 체계를 모바일 최적화 형태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젠지GGX에서 열린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드림에이지
드림에이지 명운 걸린 '아키텍트'…"MMORPG 르네상스 시작되길"

업계는 아키텍트의 성과가 드림에이지의 명운을 가를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아직 이렇다 할 캐시카우를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출시하는 대작인 만큼, 회사의 향후 개발 노선과 경영 전략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는 "드림에이지와 아쿠아트리가 선보이는 최초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은 건 당연하다"며 "그것보다도 'MMORPG는 내 이야기가 아닌 줄 알았는데, 해볼 만하다'는 칭찬을 받으면 그걸로 만족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나오는 MMORPG들은 각자 뚜렷한 개성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이들이 통해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 일종의 MMORPG 르네상스가 시작되는 흐름이 됐으면 좋겠다"며 "물론 그 속에서 아키텍트가 한 발 더 앞서 평가받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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