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원인에 따라 마비 부위·정도 달라
60명 중 1명 발생…겨울철 발병 위험↑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약해지고 혈관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는 등 신체 변화가 잦아지자 ‘안면신경마비’ 발생 위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평소와 달리 한쪽 얼굴이 뻣뻣해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꼬리가 한쪽으로 처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안면신경은 표정 짓기, 입 벌리기, 눈 깜빡임은 물론 눈물샘·침샘 조절과 미각 기능에도 관여해 일상생활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오성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안면신경마비는 한쪽 얼굴 혹은 아래쪽 얼굴이 마비되는 질환으로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한다”며 “약 6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겨울철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도 쉽게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안면 신경 자체의 염증, 부종, 바이러스 감염, 혈류장애 등과 같은 문제로 발병한다. 한쪽 얼굴 전체가 마비돼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특징이 있다.
반면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 뇌종양 등 뇌 속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아래 쪽 얼굴에 마비가 생기며, 이마 주름은 유지되지만 복시, 걸음걸이 이상 등 다른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
오 교수는 “증상에 기반한 전문 의료진의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 가능하지만, 환자가 고령이거나 얼굴마비가 양쪽에 발생했다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할 수 있다”며 “증상 발현 후 2주 후에 근전도검사를 진행하면 안면신경의 손상정도를 알 수 있어 예후 판단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의 대표적인 원인에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람세이-헌트증후군) ▲뇌졸중, 뇌종양 등에 의한 뇌신경 질환 ▲외상으로 인한 머리뼈 골절 ▲급성·만성 중이염의 합병증 등이 있다.
오 교수는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지만,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벨마비를 의심해봐야 한다”며 “벨 마비는 갑자기 발병하는 특징이 있으며, 대표적인 치료법에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 약물 투여와 전기자극요법, 안면운동치료 등의 물리치료가 있다”고 설명했다.
벨마비를 포함해 대다수의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후 즉시 혹은 수일 이내에 조기 약물투여와 물리치료를 시행한다면 약 80~90% 이상은 발병 전 상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오 교수는 “드물긴 하지만, 안면신경마비의 후유증은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으로까지 이어져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심리적 위축과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며 “신속한 진단과 정확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임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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