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부부에 문자 보내…"김영선 의원 지켜주세요"
특검 "尹,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에 김영선 공천 지시"
김 전 의원 "내가 우세했지만 특정 정치인 견제 때문에 투표에 의해 결정"
'김건희 특검' 강하게 비판하기도…"법치주의 반하고 있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무상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개입했다는 이른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이 24일 열린 김 여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당한 공천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4차 공판에서 김 전 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이를 대가로 같은 해 6·1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김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도록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날 김 전 의원을 상대로 지역구 당원을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 3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김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영향력 때문이 아닌지 따져 물었다.
특검은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명씨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에게 각각 지난 2022년 4월28일과 5월9일에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창원시 의창구에 출마한 김영선 의원을 지켜주세요.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살려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특검은 공소사실에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윤상현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에 전화를 해 김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명씨가 전혀 공천 구조를 모르는 것"이라며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끼리 남의 동네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공천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공천은 당연한 것이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경쟁 후보들은 시장·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이었는데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자체장인 후보인 경우 페널티를 부여했다며 "내가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상대 당 후보가 여성이었고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여성이 적게 포진된 것이 문제가 됐던 상황이었다며 "나 말고는 (공천을) 줄 만한 사람이 없었지만 특정 정치인들의 견제에 걸려서 내가 듣기로는 (공관위 내부에서) 투표에 의해서 (공천이)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강조했다.
증인신문에 앞서 김 전 의원은 법원 청사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특검법에 의해서 특검이 이루어진 것은 특별히 그 진실과 공정에 입각한 법치주의가 있으라고 한 것"이라며 "지금 현재 특검은 법치주의를 반하는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가 특검 측에 지난 2022년 국민의힘 공관위 회의록에 대해 문서송부촉탁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도 "특검은 검토를 한다고 하는데 무슨 검토가 필요한가. 이거는 증거를 은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만5000페이지에 이르는 수사 기록 중 내가 잘못한 것은 7만9000원짜리 영수증이 잘못된 것 말고는 없다"며 "나보다 더 깨끗한 국회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정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검 측은 이날 김 전 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에 앞서 함성득 교수와 조은희·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