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임찬규. ⓒ 뉴시스
“(손)아섭이 형 방망이 잡고 있는 것을 보면 (방망이에서)톱밥이 나올 것 같다. 너무 꽉 잡고 하는 것 같은데 힘 빼고 진검승부 했으면...”
LG 트윈스 선발 투수 임찬규가 한화 이글스 ‘1번 타자’ 손아섭을 향해 재치 있게 저격(?), 최초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임찬규는 지난 25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 ‘절친한 선배’ 손아섭과 관련된 질문이 들어오자 입을 열었다.
이날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폭소를 자아냈다.
임찬규는 "플레이오프를 지켜봤다. (손)아섭이 형이 방망이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톱밥이 나올 정도로 꽉 잡고 있더라. 맞대결을 펼치게 되면 나도 힘이 들어가게 된다. 같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서로 힘 빼고 좋은 진검승부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답변에 옆에 있던 한화 김경문 감독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한화 이글스 손아섭. ⓒ 뉴시스
지난 23일 PO 5차전 승리로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획득한 기쁨을 만끽하던 손아섭은 임찬규와의 맞대결 질문에 대해 “지금은 (임)찬규와의 대결을 신경 쓸 정신은 없다. LG라는 팀과의 대결이다. 개인적 친분을 접어두고 승부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플레이오프에서 1번 타자로 5경기 타율 0.263(19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4차전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5차전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3출루 맹활약했다.
둘은 아시안게임 때 룸메이트로 지냈고, 유튜브 채널에도 함께 출연하는 등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그만큼 경계에 근접한 센 농담을 주고받으며 야구장 밖에서도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둘의 맞대결은 27일 잠실야구장 한국시리즈 2차전 무대에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임찬규는 오는 29일 3차전 선발이 유력했지만, 외국인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담 증세로 인해 회복의 시간이 필요해 임찬규가 먼저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임찬규가 압도적 우위다. 10차례 상대했는데 장타 없이 2개의 안타만 허용했다(피안타율 0.200). NC 다이노스 때 1개, 한화 유니폼으로 갈이입은 후에도 1개의 안타를 내줬다. 올해를 제외한 최근 3시즌만 놓고 보면 피안타율이 0.350을 훌쩍 넘지만, 올해만큼은 손아섭에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임찬규 존재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화 킬러’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11승7패 평균자책점 3.03(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1위)을 기록한 임찬규는 한화 상대로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59(34이닝 6자책)로 매우 좋았다. 9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았다. 임찬규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2경기와 플레이오프 1경기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08(16.2이닝 2자책)을 찍었다. 아직 한국시리즈 승리는 없다. 통합우승을 거뒀던 2023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3.2이닝 1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를 놓고 손아섭은 2023시즌 종료 뒤 ‘타격왕’을 수상한 자리에서는 “(임)찬규가 방송에서 나를 공격하는 것을 봤다. 내 기억에는 한국시리즈에서 5이닝도 못 던졌다. (한국시리즈에 대해)무슨 경험을 말해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저격한 바 있다.
우승 트로피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 만큼이나 선발투수와 1번 타자로 만날 둘의 맞대결은 한국시리즈 2차전을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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