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025] SK, '기술자립·신뢰기반 협력' AI 발전 모델로 제시

데일리안 경주(경북)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0.28 17:14  수정 2025.10.28 17:17

SK그룹 주관 '퓨처테크포럼 AI'에 AI 오피니언 리더 총집결

최태원 "AI 빼면 비즈니스 화제 없어…국가 성장 핵심 엔진"

"韓, 글로벌 테스트베드…AI 병목현상 '스피드'로 뚫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오후 경북 경주시 예술의전당 문무홀에서 열린 '퓨처테크포럼 AI'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SK그룹

SK그룹이 28일 국내외 AI 오피니언 리더들과 그룹의 가치 창출형 인공지능(AI) 생태계 전략을 공유하고, AI 생태계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병목(보틀넥 현상)을 풀어내는 테스트 베드(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기술 자립과 신뢰 기반의 협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SK그룹은 이날 경북 경주시 예술의전당 문무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 '퓨처테크포럼 AI'를 개최했다. 포럼은 'AI 시대의 도전과 기회, 국가 AI 생태계 전략과 해법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최 회장은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을 두 축으로 하는 AI 전략을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AI 발전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AI를 빼고는 비즈니스 화제가 없다. 관세 문제에서도 AI가 논의되고 있다"며 AI가 국가의 성장엔진이자 안보자산으로 꼽히는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최 회장은 오픈AI(OpenAI)의 '챗GPT'를 'AI 쇼크'로 칭하며 글로벌 강대국들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신의 기술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전략 경쟁에 나선 동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AI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따라 개인, 기업, 국가 간의 격차가 점점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마다 AI 해법이 다른 가운데 한국의 사례로 민관 협력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등의 '기술자립', 글로벌 AI 기업과의 '신뢰기반 협력'을 중요하게 꼽으며 "조화롭게 잘 가져가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뢰기반 협력 사례로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진행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구축, 오픈AI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협력을 제시했다.


지난해 최 회장이 AI 발전의 제약요소로 제시했던 반도체, 에너지 등의 병목 현상에 대해서는 "한국 혼자서 다 풀어낼 수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한국은 새롭고 빠르게 적응해 병목현상을 풀어내는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AI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 진화할 것이라 예상하며 한국이 글로벌 AI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 AI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국내외 AI 오피니언 리더들, AI 인프라 구축·협력 등 논의
28일 오후 경북 경주시 예술의전당 문무홀에서 열린 '퓨처테크포럼 AI'에서 (왼쪽부터)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최예진 미국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교수, 니틴 미탈 딜로이트 글로벌AI리더가 토론하고 있다.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참석자들은 각 나라마다 특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AI가 일상에 뿌리내리는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기조연설에서 이재명정부의 'AI 3대 강국 전략'을 소개하며 "전방위적으로 고품질의 특화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고급 인재 양성을 집중 지원해 AI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AI 발전에는 기업과 국민, 글로벌 파트너의 협력이 토대가 돼야 하는 점을 강조하며 최 회장이 제시한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에 공감했다.


매트 가먼 AWS CEO와 니틴 미탈 딜로이트 글로벌AI리더는 'AI와 지역 혁신의 미래’에 대해 대담을 갖고 AI 인프라 구축, 지역 투자, 주권형 설계(sovereign-by-design) 원칙, 그리고 AI 에이전트 기술의 비즈니스 적용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가먼 CEO는 AI가 이미 거의 모든 산업과 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향후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AI의 잠재력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데이터 접근성 위에서 실현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글로벌 규모의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AI 에이전트에 대해서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을 넘어 인간의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과거 100명이 18개월간 수행하던 서비스를 AI 에이전트 기반 코딩으로 단 5명이 60일 만에 재개발한 내부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기술이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산업별 맞춤형 에이전트가 의료, 금융, 제조, 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AWS는 이러한 에이전트 개발을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먼 CEO는 AWS가 단독으로 혁신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와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지속해 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의 역할을 기업이 차별화되지 않는 반복적 업무를 줄이고 본연의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SK그룹을 비롯한 파트너와 함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며, AWS가 단독이 아닌 협력 중심의 접근으로 AI 발전을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와 김경훈 오픈AI 총괄대표,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은 각 소속 기업의 AI 혁신과 산업 적용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최 CEO는 누구에게나 AI가 효용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용자의 불편을 해결하는 작은 혁신을 축적하면서 실질적인 불편을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기업의 방향성을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하정우 수석비서관, 김경훈 총괄대표, 최예진 미국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교수, 니틴 미탈 리더와 APEC 국가의 AI 혁신, 윤리, 성장에 대해 30여분 간 의견을 주고받으며 AI가 APEC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을 모색했다.


SK그룹, 'K테크 쇼케이스'서 반도체·냉각·운영·보안 등 AI 데이터센터 역량 소개
28일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SK 부스에서 관계자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그룹은 이날 경주엑스포대공원 야외특별관에서 시작한 'K테크 쇼케이스'에도 참가해 'AI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선보였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SK엔무브 등의 반도체와 냉각, 운영∙보안 등 AI 인프라 역량을 담았다.


SK그룹은 AWS와 함께 2027년 준공을 목표로 100㎿(메가와트)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구축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오픈AI와 서남권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는데 뜻을 모으는 등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발돋움하는 데 필요한 AI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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