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수익 5년 새 45%↑…프리미엄 전략 확산
시장 포화 속 ‘중간 가격대’ 경쟁, 새 돌파구 될까
카드업계의 전통적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이 연회비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카드업계의 전통적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이 연회비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방어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업 8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76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상반기(5277억원) 대비 약 45%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카드 이용액 증가율(약 8%)을 크게 웃돌며 연회비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3조7722억원으로, 2023년(4조734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카드 결제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함께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정책이 겹치면서 수익 기반이 빠르게 약화된 영향이다.
2021년 말부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비롯한 가맹점에 적용되는 신용·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돼 왔으며, 올해 2월부터는 연매출 10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이 3년간 동결됐다.
이로 인해 전체 가맹점의 약 90%가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기반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고연회비 프리미엄 상품을 확대하며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의 ‘더 블랙’, 삼성카드의 ‘라움 오’, 신한카드의 ‘더 프리미어 골프 에디션’ 등 고소득층 맞춤형 상품이 대표적이다. 연회비가 10만~200만원대에 달하지만, 여행·호텔·명품 브랜드 혜택을 강화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연회비 확대 전략이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고가 상품 중심의 시장이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카드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중간가격대와 신규 수요층을 끌어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카드사들은 프리미엄과 대중형 상품 사이, 이른바 ‘중간 시장’을 겨냥한 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연회비 8만원 수준의 ‘부티크(Boutique)’ 시리즈를 출시하며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나섰다. 이는 고가 상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에서 벗어나, 중간 가격대 수요를 흡수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지불 여력이 세분화되고 있어 단일한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시장 대응이 어렵다”며 “향후엔 연회비 수준별로 혜택 구성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차별화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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