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1일 경주서 만나는 글로벌 금융 리더들
전문가 "K-금융 안정성과 비전 알릴 기회"
생산적 금융·스테이블코인까지 논의의 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단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리는 경주에서 K-금융 네트워킹 총력전에 나섰다.
우리나라 금융의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위해서 글로벌 리더들과 미래 금융 협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개막한 'APEC CEO 서밋 2025'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서밋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등 전 세계 금융·기술 분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외국계 은행에서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 겸 CEO, 다니엘 핀토 JP모건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프레이저 CEO는 이날 오후 한국에 도착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과 면담을 가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인사와 회동한 후 오는 31일 세션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번 행사에는 아태 지역 21개국에서 17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이 모이는 만큼, 4대 금융 회장들에게는 글로벌 시장에 K-금융의 안정성과 비전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다.
이들은 2주 전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미국 기업설명회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을 만난 바 있다.
이번에도 밸류업과 주주환원 정책을 알리기 위해 힘을 쏟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내년 금융권의 수익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번 행사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더 나아가 국내 금융시장의 화두인 '생산적 금융'의 방향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압박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조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선제적으로 생산적 금융을 시행해왔던 만큼, 실물 경제의 선순환 구조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래 금융에 대한 협력 논의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의 고위 임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국내 금융권이 글로벌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각 금융지주사 역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토큰증권(STO) 등 신기술 기반 금융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서밋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지원과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행사 기간 동안 'KB 푸드트럭 파크'를 운영해 각국 대표단에게 K-푸드를 선보이고, 이동형 점포인 'KB 환전 버스'를 통해 최대 80%의 환율 우대를 제공하는 등 참가자 편의를 돕는다.
우리금융은 APEC 공식 홍보 파트너로서 본점 외벽과 국내외 주요 거점 지역에 홍보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노출하며 행사를 알리고 있다. 앞서 인천에서 열린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금융권 단독으로 참여해 자체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을 소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APEC 서밋은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신뢰를 재확인하고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발굴하는 중요한 장"이라며 "구체적 논의 방향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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