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도로 위로"…삼성SDI-BMW 실증 착수

BMW 차세대 테스트 차량에 전고체 배터리 탑재 검증

2009년부터 협력 이어온 BMW와 전고체 분야로 협력 확대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공개된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목업(모형). ⓒ삼성SDI

삼성SDI가 독일 BMW, 미국 배터리 소재 기업 솔리드파워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의 자동차 탑재를 위한 기술 검증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

삼성SDI는 최근 BMW,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실증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SDI는 솔리드파워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을 활용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 셀을 공급하고, BMW는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모듈과 팩을 개발해 실증에 나선다. 세 회사는 BMW의 차세대 테스트 차량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실제 성능을 검증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기존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전기차 탑재 시 동일한 용량으로 더 가볍고 주행거리가 긴 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다.

이번 삼성SDI, BMW, 솔리드파워의 3자 협약은 배터리 셀, 자동차, 소재 등 각 부문에 특화된 세 회사가 핵심 기술 역량을 한데 모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실질적 협력 체계 및 글로벌 밸류 체인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삼성SDI와 BMW는 2009년 BMW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삼성SDI를 선정한 이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ASB사업화추진팀장)은 "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이 곧 전기차의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BMW, 솔리드파워와 긴밀히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슈스터 BMW그룹 배터리셀·셀모듈 담당 임원은 "삼성SDI의 참여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은 BMW의 최첨단 배터리 기술 비전을 다시 입증하는 사례"라고 밝혔다.

존 반 스코터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는 "삼성SDI, BMW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게 돼 기쁘다"며 "양사와의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수원 SDI연구소에 구축하고 같은 해 말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으며, 현재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셀 대형화와 제조기술 고도화를 병행하며 양산 준비를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한 전기차뿐 아니라 높은 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로봇 등 신규 시장에도 전고체 배터리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잠재 고객사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