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모임 당시 '만취 상태' 강조하며 곽 전 사령관 진술 신빙성 의문 표해
곽 전 사령관 "차마 검찰에서도 말 안 해…앞뒤 상황서 '비상대권' 기억 있어"
尹 변호인단, 입장문 내고 반박…"그간 일관성 부족…사실인지 의문"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유튜브 갈무리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마련한 저녁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며 체포를 지시하고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3일 나왔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2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1일 대통령 관저 모임을 언급하며 이같이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종료 후 대통령 관저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곽 전 사령관을 불러 저녁 모임을 가졌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 반대신문에서도 이날 모임과 관련한 윤 전 대통령 측과 곽 전 사령관 간 공방이 벌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공판에 이어 이날 공판에서 직접 신문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신문 과정에서 모임 당시 참석자들이 과음한 상황이었던 만큼 곽 전 사령관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재판에 출석해 당시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과는 직접적으로 연계 지어서 설명하지 않았다면서도 "'비상대권', '특별한 방법'을 자꾸 언급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보통 만찬은 만찬장 등지에서 하는데 국군의날 행사를 마친 군 수뇌부들이 다들 자대로 가야 한다고 하고 몇 사람만 온다고 해서 우리 관저의 주거 공간으로 갔다"며 "(저녁) 8시 넘어서 (참석자들이)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했다. 술 많이 마셨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참석자들따라) 열 잔에서 스무 잔 정도 들었다"면서도 "분명히 그때 (윤 전 대통령의) 말씀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은 "거기서 무슨 시국 이야기할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윤 전 대통령 주장에 작심한 듯 "지금까지 말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 한동훈 이야기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동훈과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윤 전 대통령)한테 잡아오라고 했다"며 "당신(윤 전 대통령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곽 전 사령관은 "내가 차마 그 말을 검찰에서도 안 했다"며 "대통령이 그 말을 안 했어도 내가 그 말을 안 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말하니 내가 말한다"며 "앞뒤 상황에서 '비상대권' 이런 기억이 있다. 더 말은 안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은) 변호인단을 포함해 우리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변호인들이 직접 물어봤을 때 윤 전 대통령은 수차례 '한동훈을 내가 왜 체포하거나 잡아오라고 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곽 사령관의 진술은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뀌어 온 점에 비춰보더라도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매우 의문"이라며 "실제로 오늘(3일)도 (곽 전 사령관이) '한동훈 관련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하다가 곧바로 말을 바꾸는 등, 본인이 직접 들은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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