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 ‘플라스틱 신드롬’ [Z를 위한 X의 가요(7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1.08 07:40  수정 2025.11.08 07:40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5년 11월 2주 : 김종서 ‘플라스틱 신드롬’


◆가수 김종서는,


1987년 시나위 2집에 보컬로 참여하며 공식적으로 데뷔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가수 생활을 시작한 한국 헤비 메탈 1세대 뮤지션이며, 당시 실력과 명성으로 한국 록계의 대표적인 보컬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정식 활동으로는 시나위 외에도 부활, 카리스마 등의 밴드에서 초대 보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에는 솔로 1집 ‘REHTONA’를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솔로 데뷔곡인 ‘대답 없는 너’와 후속곡인 ‘지금은 알 수 없어’가 히트하면서 데뷔 앨범은 총 10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1집의 성공에 힘입어 ‘겨울비’를 타이틀로 한 2집은 1집을 뛰어넘는 판매량(134만장)을 보여줬다.


이후로도 ‘플라스틱 신드롬’ ‘아름다운 구속’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키며 솔로 앨범으로 밀리언셀러를 두 장이나 기록했다. 특히 록 장르 가수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록 음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자신의 솔로 앨범 거의 모든 곡을 직접 작곡하는 등 뛰어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으며, 곡을 다른 사람에게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힐 만큼 뮤지션으로서의 확고한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솔로 9집 이후 싱글 앨범을 종종 발표하면서 OST 참여와 다른 뮤지션과의 협업 등을 통해 본업을 이어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젊은 층에게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KBS

◆‘플라스틱 신드롬’은,


1995년 발표된 김종서의 정규 4집 앨범 ‘THERMAL ISLAND’의 타이틀곡으로, 김종서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앨범 자체는 당시 83만장이라는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고, 특히 이 앨범에는 서태지와의 공동 작업곡인 ‘프리 스타일’(Free Style)이 수록되는 등 실험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곡의 제목이자 주제인 ‘플라스틱 신드롬’에서 ‘플라스틱’은 성형 수술을 뜻하는 ‘플라스틱 서저리’(Plastic Surgery)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어오기 시작하던 성형수술 열풍을 언급하며 획일화된 사회와 개성을 잃어버리고 남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 모든 걸 다 가지려 하지 마’ ‘나는 나 너는 너 모두 똑같이 살 순 없어’라는 가사에서 의미가 잘 드러난다.


임진모 평론가는 이 곡을 록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곡으로 평가했다. 특히 헤비 메탈로 단련된 김종서의 폭발적인 고음과 탄탄한 보컬 실력이 곡의 강렬한 사운드와 잘 어우러져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1990년대 중반 댄스 음악 그룹이 강세를 보이던 가요계에서, 김종서는 이 곡을 통해 록 음악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록스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대중적으로도 크게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김종서의 음악적 실험 정신과 사회 참여 의식이 잘 드러난 대표곡 중 하나로 평가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