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기 발사 성공…10년 만에 군 정찰위성 체계 완성
한화시스템·KAI, SAR 탑재체·위성체 국산화 주도
한반도 2시간 단위 감시 가능…우주 안보시대 '견인'
미국 현지시간 2일(한국시간 2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베럴 우주군기지에서 대한민국 정찰위성 5호기가 실린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발사체가 발사되고 있다ⓒ스페이스X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상시 감시·정찰할 수 있는 ‘국산 정찰위성’ 체계가 완성됐다. 우리 군이 독자적인 감시정찰망을 구축하며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 우주 자주 시대로 나아가는 상징적 전환점이 됐다. 위성을 통한 정찰과 정보 수집이 한반도 안보의 핵심축으로 부상하면서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우주방산 기업의 성장세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우리 군의 정찰위성 확보 사업인 ‘425 사업’의 마지막 5호기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약 10년에 걸친 프로젝트가 마무리됐다. 향후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5기의 위성이 모두 전력화되면 북한 내 주요 지역을 2시간 단위로 감시·정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된 우리 군 정찰위성 5호기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오후 2시 9분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14분 뒤인 오후 2시 23분쯤 발사체와 분리돼 목표 궤도에 진입했고 오후 3시 9분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했다.
‘425 사업’은 우리 군이 독자 정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한 대형 국방우주 프로젝트다.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 1기(1호기)와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2~5호기)를 전력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찰 5호기는 앞서 발사된 2·3·4호기와 같은 SAR 위성으로, 레이더 반사파를 이용해 영상을 구현한다. 주야간이나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초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해 기존 광학 위성의 한계를 보완한다. 425 위성은 2023년 말 1호기 발사 성공에 이어 올해 7월 3호기까지 전력화돼 임무를 수행 중이고, 지난해 4월 발사된 4호기는 운용시험평가를 마무리한 뒤 결과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정찰위성 체계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핵심 요건 중 하나이자 한국형 3축 체계의 ‘눈’ 역할을 한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킬체인(선제 타격),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대북 위성 정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해왔다. 이번 사업 완성으로 군사 정찰 자산의 독자적 운용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425 사업’의 완성에는 국내 방산·우주 기업의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한화시스템은 SAR 위성의 핵심인 SAR 센서와 데이터링크 개발을 맡아 2018년부터 참여해왔다. 이번 5호기에서는 전자부와 급전 배열 조립체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며 전체 위성의 국산화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한화시스템이 제작한 SAR 탑재체는 악천후·야간에도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해 한반도를 하루 4~6회 관측할 수 있다.
KAI는 위성 본체 제작과 환경시험·조립·발사를 총괄하며 개발 전 과정을 주도했다. ADD와 협력해 시제 제작과 발사 준비를 맡았고 위성체 제작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KAI는 최근 본사 우주센터에 4톤(t)급 대형 열진공 챔버를 구축해 설계부터 시험까지 ‘원스톱’ 개발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2차 정찰위성 사업과 초소형 위성체계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우리군은 425 사업 외에도 초소형 위성체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2차 425사업도 구상 중인 단계”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위성 관측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역할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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