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은 ‘착한 여자 부세미’를 통해 첫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여빈은 문성근을 필두로 서현우, 장윤주, 주현영 등 여러 배우들이 있어 ‘착한 여자 부세미’만의 재미가 가능했다며 동료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신 다양한 캐릭터들 사이 현실적인 면모로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며 큰 그림을 그렸다. 이를 통해 전여빈은 ‘착한 여자 부세미’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했다.
전여빈은 인생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는 이야기의 ENA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부세미’라는 가짜 신분으로 위장, 3개월 동안 살아남아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주인공 김영란을 연기했다.
ⓒ매니지먼트 mmm
가성그룹 회장 가성호(문성근 분)와 계약 결혼까지 감행하며 그의 복수를 대신하는 이 드라마만의 설정을 납득 가능하게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에 전여빈은 체중도 감량하며 ‘리얼리티’를 확보해 나갔다.
“영란은 빚에 허덕이고 팍팍한 인물이었다. 궁지에 몰린 길고양이 느낌을 내려고 급하게 체중도 줄였다. 처음엔 영란만의 질감을 살리고자 했다. 윤택한 느낌보다는, 이미지적일 수 있지만, 버석해 보이려고 노력했다. 우선은 외형적으로 차이를 두고 싶었다.”
무창마을의 유치원 선생님으로 위장하면서부터는 ‘착한 여자 부세미’의 톤도 달라진다. 초반 범죄 스릴러의 분위기를 조성, 긴장감을 유발하던 ‘착한 여자 부세미’는 김영란이 무창마을의 착한 사람들을 만나며 점차 변화를 겪게 된다. 전여빈 또한 이 결을 잘 살리기 위해 마치 1인 2역 연기를 하듯이 캐릭터에 접근했다.
“서울에서의 톤과 무창의 톤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게 주변 사람들부터 완전히 달랐다. 서울에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이 많았다면, 무창 사람들은 무해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의심스럽기도 하고. 최대한 리얼한 톤을 잡고 싶었다. 감독님과도 그 부분에 대해 상의를 했다. 시소가 있다면 나는 (이 드라마에서) 중간 추 역할을 하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어둡고, 무거운 장르물로 ‘착한 여자 부세미’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휴먼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따뜻한 전개에 ‘낯설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전여빈은 이 같은 ‘복합 장르’의 매력이 이 드라마만의 강점이라고 여기며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영란이 성장하고, 또 행복을 찾는 과정이 남긴 여운에도 만족했다.
ⓒKT스튜디오지니
“저는 영란의 행복을 바랐다. 결국엔 그걸 취하게 된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영란 곁에 그를 도와주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많다. 타인에게 측은지심을 품은 존재들이 함께 해 주는 것 같아 만족했다. 저는 결국 영란이 외롭지 않기를 바랐다. 단 한 번도 평범한 삶을 살아보지 못하지 않았나. 가정환경 때문에 커서도 어두웠는데, 그냥 평범한 젊음이 주어지게 된 것 같아 감사했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능케 해 준 배우들의 열연에 공을 돌리기도 했다. 개성 강한 빌런을 완성한 장윤주는 물론, 무게감을 더해준 문성근 등 타이틀롤을 맡아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전여빈은 동료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완성하며 이를 극복했다.
“저는 앙상블이 너무 떨린다. 학교 다니며 공연을 올릴 때도 그랬다. 기회의 순간들엔 늘 떨렸다. 독립영화를 할 때도 그렇고 저는 늘 비장했다. 이번에도 다르지는 않았다. 내 마음을 돌이켜 보면, 상업 진영에 나와서는 성적이 중요한데 사실 그런 불안감은 내가 대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신 스태프, 동료들의 눈을 더 집중해서 보며 순간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러면 시청자들에게도 닿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현장에서 버티려고 했다. 버티면서 달리고자 했다. 오늘 주어진 신을 채우고, 책임을 다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문성근과 함께 연기하며 후배 배우를 배려하는 그의 모습에 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전여빈은, 이렇듯 좋은 작품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연기를 해 나가고 싶었다. 첫 타이틀롤을 맡아 최고 시청률 7%를 돌파한 ‘착한 여자 부세미’를 비롯해 전작 드라마 ‘우리 영화’까지. 바쁜 한 해를 보냈지만, 다작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성실하게 한 작품, 한 작품을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를) 좋아한다는 게 내겐 강력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가능ㄴ 현장에서 연기하는 시간이다. 가장 좋은 작품, 하고 싶은 작품을 하려고 늘 고심한다. 다만 (중요한 건) 내 인생에 주어진 시간을 좋아하는 걸로 채우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친구, 가족, 동료들이랑 시간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어렵고 속이 끓는 날도 있다. 그런데 그게 산다는 것 아닐까.”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