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답동 주교좌성당(순례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㊸]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11.12 14:00  수정 2025.11.12 15:42

(사적 287호)

인천교구의 주교좌 성당으로 정식명칭은 ‘천주교 인천교구 주교좌 답동 성 바오로 대성당’이다. 주보 성인은 당연히 ‘성 바오로’이다. 지하 공용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서면 전면에 3개의 종탑을 갖춘 로마네스크 양식의 웅장한 성당이 보인다. 성당 마당에는 널따란 잔디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주변도 공원화 사업으로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답동성당 전경 ⓒ
옆에서 본 탑동성당 ⓒ

성당 앞마당에는 십자가의 길 14처 부조와 예수님과 십이사도를 상징하는 성경 말씀이 적힌 돌기둥에 서 있다. 답동 언덕에 성당이 지어져 있어 인천 어디에서나 성당의 종탑이 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당에서 뒤로 돌아서면 인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답동성당은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에 문화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81년 사적 287호 지정됐다.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제대가 2개다. 안쪽의 제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 사재가 신자들을 뒤로한 체 미사를 드릴 때 사용하던 제대이고, 그 앞쪽은 지금 사용하는 제대가 있다. 성당 전면 좌측에는 데레사 상이, 우측에는 바오로 상이 걸려 있다.


2개로 되어 있는 답동성당의 제대 ⓒ
답동성당의 내부 ⓒ

성당 설립 90주년을 기념하여 제대 뒤쪽에는 15개의 장미창을 설치되었으며, 성당 왼쪽 벽면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신약을, 오른쪽은 구약의 내용이 그려져 있다. 주교좌 성당임에 따라 주교님이 미사를 집전할 때 앉으실 주교좌가 재단 오른쪽에 놓여있다.


재단 오른쪽에 비치된 주교좌 ⓒ

답동성당은 1889년 7월 1일 제물포 본당으로 설립된 후, 1897년 조선교규장인 뮈텔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전면에 3개의 종탑을 갖춘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설립되었다. 그 후 신자가 1,500명에 육박하자 성전 외곽을 벽돌로 쌓아 올리는 개축작업을 시작하여 1937년 현재 모습의 성당이 건축되었다.


성당 오른쪽에 있는 인천교구 역사관 ⓒ

성당 우측으로 들어가면 인천교구 역사관이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과거 가톨릭회관에 걸어 두었던 커다란 십자가와 조선 시대 신자들을 목을 졸라 처형하던 형구 돌이 놓여있다. 천주를 믿었다는 이유로 수많은 신자가 4대 박해 동안 각종 형벌로 죽임을 당한 것을 생각하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역사관은 입장료가 1천 원이며, 3개 층으로 되어 있은데 과거의 주교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성당 초기시절의 역사와 신부님들이 사용하던 각종 미사 도구와 제의 등이 보관되어 있다. 역사관 내용에 관해 설명을 요청하면 해설사가 친절하게 안내를 해 준다.


이 성당 종탑에 걸린 종이 한때 없어질 위기를 맞기도 했단다. 일제강점기 말엽 무기 제작을 위해 종이 공출 대상이었으나 당시 임종국 신부님이 기지를 발휘하여 일본군 관계자에게 종을 무기로 만들기보다 시내에 설치해 주민들이 경계태세를 갖추는 용도로 쓰자고 제안했단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두 개의 종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가 해방 후 다시 돌아오게 됐다. 1990년까지 매일 세 차례 타종했으나 그 이후 종 보호와 주민들의 민원으로 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2010년부터 인천 중구청에서 성당 부지 일부를 매입한 뒤 성당 주변에 대한 공원 녹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성당 마당 지하에는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등 주변이 깔끔하게 단장되었다. 이 사업으로 주변에 가려지는 것이 없어 인천항 내항과 월미산 너머로 지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답동성당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 웅장한 분위기를 보유한 문화재급 성당인 데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종종 나온 관계로 혼인을 원하는 예비부부들에게 결혼식장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 50번길 2

전화 : 032-762-7613

※ 주변 가볼 만한 곳 : 송도센트럴파크, 송월동화마을, 월미도, 인천대교, 을왕리해수욕장, 차이나타운


조남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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