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승부수 띄운 조주완, 부회장 승진으로 이어질까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11.13 06:00  수정 2025.11.13 06:53

LG전자, 가전 중심 수익 구조에서 B2B까지 영역 확대

조 사장 올해 초 B2B 사업 가속화·조기 전력화 강조해

B2B 실적 성과도… 전사 영업이익에서도 비중 커져

이르면 이달 셋째주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여부 관심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LG전자

LG전자가 주력 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뚜렷한 체질개선을 보이고 있다. '가전 명가'의 이미지에서 'B2B(기업간거래)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심에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사장)의 전략적 선택과 실행이 자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내내 B2B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그는, 가전 중심의 수익 구조를 산업 솔루션 중심으로 바꾸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올해 지속적으로 B2B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 1월 CES2025 기자간담회에서 B2B 사업 가속화와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가 LG전자의 미래라고 언급한 데 이어, 지속적인 대외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 10일 "VS(차량용솔루션)사업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비전하에 B2B 영역의 전략적 성장축으로 부상했다"며 "현재 세계 10대 완성차업체(OEM) 중 8곳이 LG의 차량용 전자장치 및 부품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전장 사업을 통해 새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7월에는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가 2030년 HVAC(냉난방공조) 사업 매출 목표를 20조원을 제시하자 "단순한 발표가 아니라 솔루션 중심의 미래 지향적인 기업으로 변모하는 대담한 걸음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AI 기반 데이터 센터 시대에 지능형 냉난방 솔루션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G는 효율적이고 지역적으로 적절한 혁신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B2B 사업의 한 축인 냉난방 솔루션 사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링크드인을 통해 "B2B 사업은 질적 성장의 3대 동력 중 하나"라며 고객 맞춤 혁신과 플랫폼 비즈니스 등을 통한 성과 창출 의지를 표명했다. 독일에서 열린 IFA 2025에서도 질적성장 전략 일환으로 B2B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체질 개선은 미래 설계 위한 핵심 과제…성과 드러나고 있어"


이같은 조 사장의 대외 메시지는 LG전자가 가전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B2B 영역까지 확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가전 사업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LG전자의 체질 전환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LG전자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은 점차 실적 성과로도 드러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액 2조6467억원, 영업이익 14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증가한 역대 최대치로, 분기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ES사업본부도 같은 기간 매출 2조1672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다만 단기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1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업계는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과 차량 전장 솔루션 등 B2B 부문이 LG전자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두 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전사 포트폴리오 내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도법인 상장도 조 사장의 전략적 행보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달 인도 증시에 상장하며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래 성장사업 투자와 재무 건전성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사장이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법인 상장 추진, 글로벌 B2B 네트워크 강화, 신성장동력의 실적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점이 높이 평가된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사장단 회의에서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상황에서, 조 사장이 주도한 체질개선은 그룹 전체의 전략 기조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한편,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셋째주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된 계열사별 사업 보고를 토대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 윤곽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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