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도 소외” 좀비 ETF 줄등장…상장폐지 주의보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19 06:27  수정 2025.11.19 06:27

올해 상장폐지 ETF만 42개…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

운용사 점유율 경쟁에 유사 상품 속출…차별성 부재

“시장 변화 발맞춘 리밸런싱 등 사후관리 주력해야”

저조한 거래량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좀비 ETF’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280조원 시대를 열었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거래량이 저조한 ‘좀비 ETF’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불장 속에서도 상장폐지를 면치 못한 ETF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11월 18일) 상장 폐지된 ETF는 무려 42개에 달한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ETF는 이달에만 8개로, 이들 상품이 상장폐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일정 기준에 미달한 ETF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순자산 규모 ▲유동성 ▲추적오차 ▲거래가격 괴리율 등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특히 상장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ETF의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일 경우,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다음 반기 말까지 순자산이 50억원을 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최근 3년간 상장폐지 ETF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6개 ▲2023년 14개 ▲2024년 51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직 11월과 12월 영업일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한해 발생한 상장폐지 ETF가 지난해를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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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거래량이 부진한 ETF들이 속출하는 배경으로는 운용사의 과도한 점유율 경쟁, 유사 상품의 대거 등장이 꼽힌다.


국내 ETF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운용사들의 치열해지면서 차별성 없는 ETF가 잦게 출시되고 있다.


전일(18일) 기준 국내 ETF 시장에 상장된 ETF는 1045개에 달한다. 이 중 차별성이 부재한 선택지가 많은 탓에 개별 ETF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 특정 상품을 선별하기 어려워 시장 외면을 받는 ETF가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ETF 시장 환경 개선은 물론 운용사들이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운용사들이 신상품을 출시한 이후 마케팅과 홍보에 집중하는 것보다 사후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 트렌드가 급변하는 만큼, 특정 시점에만 관심을 받다가 시간이 지나면 외면 받는 좀비 ETF가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 변화를 반영하되 지속적인 리밸런싱 등 사후관리로 투자 길잡이가 되려는 운용사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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