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부문장·MX사업부장 겸직…원가 압박 넘어 AI 경쟁력 강화 총력전
S26·Z8 흥행 지속 시험대…엑시노스 확대·중국 재공략 과제도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내년에도 '갤럭시 AI폰'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한다.
삼성전자는 21일 2026년 사장단 인사에서 노태문 DX부문장을 직무대행에서 정식 부문장으로 선임하고, MX사업부장 겸직도 유지토록 했다.
삼성은 노 부문장의 겸직 배경에 대해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라고 설명했다.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것처럼, 노 사장 역시 삼성 제품 전반에 AI를 확산시키고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는 의미다.
MX사업부는 갤럭시 S25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7 등 플래그십 모델이 흥행에 성공하고,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 XR’ 론칭과 트라이폴드폰 등 신규 폼팩터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올 3분기 누계 기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46.6%)을 담당하며 반도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같은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 내년에도 노 부문장이 모바일 사업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평가다.
다만 내년에는 원가·체질 개선, 플래그십 흥행 유지 등 산적한 현안이 적지 않다. AI 혁신을 이어가면서도 수익성 강화라는 균형을 맞추는 묘수가 절실하다.
내년도 스마트폰 생산·전략 수립에서는 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 급등이 부담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D램과 낸드 플래시 계약 가격은 2026년도에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비(Bill of Materials)가 올해 보다 5~7%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상승 영향에 비교적 자유로운 프리미엄 모델과 달리, 마진이 적은 중저가 모델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한 갤럭시 점유율 방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반도체를 비롯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 원가 관리도 MX사업부장 리더십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1~9월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10조9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5.5% 뛰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퀄컴 비용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퀄컴 AP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 자체 AP '엑시노스'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흥행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9%로 화웨이(45%), 모토로라(28%)에 이어 3위였다. 작년 같은 기간(21%)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르면 내년 말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경쟁 심화에 대비한 시장 방어 전략이 요구된다.
중국 브랜드에 밀려 낮아진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여기에 신규 폼팩터로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도 이어가야 한다.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플립7'과 '갤럭시 워치8 시리즈'.ⓒ삼성전자
올해 삼성은 XR기기, 트라이폴드폰 등 신규 폼팩터를 선보였거나 출시 예정이다. 내년에는 스마트 안경으로 메타, 애플 등 빅테크와 기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DX부문장이 부문 전체와 모바일 사업부를 겸임하게 되면서 과부하 리스크 우려도 제기된다. 묵직한 현안들이 많은 만큼 MX사업부 핵심 인재에 일정 수준의 위임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 AI 기술 고도화와 갤럭시 S25 성공 개발을 이끈 최원준 부사장을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따라서 노 부문장은 갤럭시 AI 통합 비전과 대외 협력에 집중하고, 최원준 사장은 MX사업부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제품 기술 개발과 원가 관리 등 실무적 책임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원준 사장은 지난 9월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 2025'에서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AI가 환경에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앰비언트 AI' 구현을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AI폰 리더십 우위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새롭게 승진 발탁된 윤장현 DX부문 CTO 사장은 MX사업부의 갤럭시 생태계 확장 및 미래 기술 전략에 있어 기술·전략적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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