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학 박사, 윤보영 교수ⓒ
최근 국내외에서는 맞춤형 디지털 헬스 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환자 스스로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디지털 헬스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앱, 원격 모니터링, AI 기반 진단 등 다양한 기술이 활성화되며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 개인 맞춤형 치료 분야에서 디지털 헬스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 서비스 활용 및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의 경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헬스 활용 격차가 확대될 경우, 건강관리 수준과 의료 접근성에서 또 다른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장애인 800명을 대상으로 전자개인건강기록(e-PHR) 시스템 수용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는 건강관심도, 건강정보 동의 수준, 콘텐츠 특성의 이해도, 도움정도, 정보보안 신뢰,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등 다양한 요인이 e-PHR 활용 사용 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자 수행되었다.
분석 결과, 장애인의 e-PHR 사용 의도에는 서비스의 ‘지각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과 ‘사용 편의성(Perceived Ease of Use)’이 결정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용 편의성은 지각된 유용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시스템이 쉽고 직관적일수록 실제 사용 의사와 긍정적 인식이 높아졌다. 반면,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는 기대와 달리 직접적인 긍정 효과를 나타내지 않거나 시스템 품질 기대가 높아져 비판적 평가가 강화되는 경향도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장애인의 디지털 헬스 서비스 수용이 단순한 기술 제공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애 유형에 따른 사용자 교육, 접근성 고려 UI/UX 설계, 의료진 및 돌봄 인력의 지원, 정보보안 신뢰 확보 등이 동반될 때 비로소 기술 수용이 촉진될 수 있다고 분석을 통해 제시되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국립재활원 김재학 주무관은 “본 연구는 장애인의 디지털 헬스 활용 실태와 수용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술 도입만으로는 장애인들에게 디지털 건강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며, 사용자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체계적인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결과이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의 교신저자인 대전대학교 보건의료경영학과 윤보영 교수는 “전자개인건강기록 시스템은 단순한 정보 플랫폼을 넘어 장애인의 만성질환 관리, 재활, 예방적 건강관리까지 포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편리한 시스템 구성, 신뢰 기반 개인정보보호, 지속적인 교육 및 지원 체계가 함께 구축되어야 하며, 정책적 관심과 투자도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IF 6.0)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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