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부실로 작업자 패혈증 사망…업체대표 '산재치사' 징역형 집유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5.11.22 14:56  수정 2025.11.22 14:56

코일 강판 되감는 작업 중 사고로 허벅지 베여…한달 뒤 패혈증 사망

법원 "산업재해 예방 안전 조치 의무 지키지 않아…중대한 결과 발생"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안전 관리 부실로 작업자가 날카로운 철강판(코일 강판)에 베여 숨지게 한 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7단독 박신영 판사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산업재해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금속 가공 제조업체 대표 A(58)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 회사 법인에도 벌금 8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7월22일 오전 9시40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시 남동구 업체 공장에서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작업 중이던 B(57)씨가 철강판에 베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원통형으로 감겨 있는 철강판을 기계에 넣어 풀고 작업하다가 불량 강판이 있으면 다시 되감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3.7∼3.8㎜의 얇은 판이 테이프처럼 동그랗게 말린 코일 강판은 무게가 1180㎏에 달했다.


B씨는 기계 앞에서 코일 강판을 되감는 조작을 하던 중 회전축을 벗어나 떨어진 강판에 오른쪽 허벅지를 베였고, 사고 한 달여만인 2022년 8월23일 패혈증으로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작업 당시 회전축이나 기어 같은 기계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사업장 특성에 따른 위험 요인을 점검해 조치해야 하는데도 지키지 않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위험성 평가도 하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산업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 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책임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고 이후 산업안전진단협회의 안전 진단 보고서에 따라 문제점을 개선하고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해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며 "피해자 유족과 합의해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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