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순이익 흑자로 ‘두 번째 도약’ 명분 확보
새벽배송 규제·수익성 증명이 핵심 과제
국내 증시가 이른바 ‘불장(불 같은 장세)’에 접어들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상장에 나선 기업 상당수가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관심이 다시 쏠리는 가운데, 올해 뚜렷한 흑자 기조로 돌아선 컬리가 유력한 다음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 8곳(스펙 제외)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돌며 거래를 마쳤다.
증시 호조와 함께 상장 시장이 중장기 상승 흐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영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컬리에도 다시 한 번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컬리는 올해 3분기 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순이익 흑자를 냈다. 매출은 5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거래액(GMV)도 10.3% 늘어난 8705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이번 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력 사업의 견고한 성장과 신사업 추진을 통한 수익 구조 다각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식품 카테고리의 경우 강점인 신선식품 판매 호조로 올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했다.
뷰티컬리 역시 럭셔리와 인디 브랜드 등의 수요가 지속됐고, 네이버와 함께 지난 9월 론칭한 컬리N마트도 성장에 기여했다.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는 풀필먼트서비스(FBK)와 판매자배송상품(3P) 등의 성과가 컸다. 특히 FBK 등이 포함된3P 거래액은 45.7%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컬리가 다시 IPO 시장에 나설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컬리는 2022년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경기 침체와 투자심리 악화로 2023년 1월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한때 4~6조원대로 평가받던 기업가치는 6000억원대까지 조정됐으며, 상장 철회 여파로 인한 투자자 신뢰 회복도 과제로 남아 있다.
때문에 컬리가 신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입증할 수 있는지가 향후 상장 추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컬리는 네이버와 협업한 ‘컬리N마트’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컬리USA몰’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 뷰티 카테고리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컬리는 내년 자체 브랜드(PB) 뷰티 라인을 선보일 준비에 돌입하며 관련 경력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루션’ 등 신사업 역시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요소로 평가된다.
반면 최근 새벽배송 규제 논란은 컬리가 넘어야 할 리스크로 지적된다.
지난달 22일 전국택배노조(민주노총 산하)가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새벽배송 금지 여부 검토를 공식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샛별배송’으로 대표되는 새벽배송은 컬리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와 상장 전략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지난 9월 "시장 환경이 적절히 맞물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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