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설계도 완성…'인재 제일' 경영철학 반영된 임원 인사(종합)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1.25 11:13  수정 2025.11.25 11:27

부사장 51명·상무 93명 등 161명 인사 단행

AI·로봇·반도체 등 '미래기술 인재' 등용 방점

국적·성별 구분 않고 성장 잠재력 갖춘 인재 발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아카데미를 둘러보며 청년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 이어 정기임원 인사에서도 '기술 인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장단 인사는 예상보다 규모가 적었지만, 임원 인사는 지난해(137명)보다 24명 많은 161명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성별과 국적, 연령을 불문하고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5일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이 승진하는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37명이 승진했던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 때보다 24명 많은 수치다.


삼성전자의 정기 임원인사 규모 확대는 5년 만이다. 그간 2021년 214명의 임원인사가 단행된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규모가 꾸준히 감소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도 AI·로봇·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미래기술 인재' 등용에 방점이 찍혔다. '기술의 삼성'이라는 본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삼성 위기론'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지난 3월 임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혁신을 위한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1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삼성 미래 기술의 산실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에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교수를 영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박 교수의) 나노 기술 전문성 및 학문간 경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등 미래 반도체 신기술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엔지니어 출신인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가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 장으로 승진했다.


먼저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에서는 AI 플랫폼·언어 모델·QD·OLED 등 핵심 분야에서 성과를 입증한 연구개발 인재들이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 팀장을 맡은 이윤수 부사장, MX 사업부 랭귀지 AI 코어기술개발그룹장을 맡은 이성진 부사장 등이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는 기술 경쟁력 중심의 인사 재편이 두드러졌다. 차세대솔루션 플랫폼 개발 및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주도한 장실완 부사장, 커스텀 SOC 제품 개발을 리드하며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봉일 부사장 등이 승진했다.


특히 지난해 없었던 '로봇' 분야 부사장이 중용됐다. DX부문 권정현 삼성 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팀장 부사장은 로봇 핵심기술 개발 및 고도화를 리딩한 로봇 인텔리전스 전문가로, 로봇 AI 기반 인식 및 조작 등 주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무급 기술 리더십 확보 인사도 눈길을 끈다.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5그룹 최승기 상무는 다년간 하드웨어 상품화 개발 경험 및 회로설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폴드7 초슬림·초경량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인물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제품디스플레이 랩장 김대영 상무는 디스플레이 개발 전문가로 자발광 퀀텀닷(QD)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모델 개발을 주도해 혁신기술 상용화를 통한 제품 차별화 및 원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삼성리서치 로봇플랫폼팀장 최고은 상무는 로봇 소프트웨어(S/W) 기술 전문성을 보유한 개발 전문가로 자율주행 로봇 개발, 실시간 조작 기술력 등 로봇 분야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메모리사업부 D램 PA2그룹 유호인 상무는 D램 공정 통합 전문가로 D램 모제품 및 고대역폭메모리 HBM4 개발을 위한 수율/양산성 확보 및 고질 불량 제어를 주도하며 D램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아카데미를 둘러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회장은 당면한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국적·성별·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즉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상급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왔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도 성별이나 국적을 불문하고 성과를 창출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글로벌 인적경쟁력을 제고했다.


DX 부문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ESG전략그룹장 정인희 부사장이 ESG 분야 전문성과 폭넓은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제시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는 등 여성 인재들이 발탁됐다. 또 중국 영업을 이끄는 DS부문 화남영업팀장 제이콥주 부사장 등 글로벌 임원도 이번 인사 명단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연공과 서열에 상관없이 경영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해 미래 경영진 후보군을 확대·강화했다.


30대 상무는 2명, 40대 부사장은 11명이 배출됐는데, 지난해 각각 1명, 8명이었던 데 비해 규모가 커졌다. 30대 상무 2명은 DX 부문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 김철민 상무와 DX 부문 삼성 리서치 AI 모델팀 이강욱 상무다. 김 상무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 경험을 바탕으로 단말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 상무는 생성형 AI 언어 및 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한 AI 분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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