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폐지·사법행정위 신설 등 추진
"사법권 독립 침해…외부 영향력 개입"
긍정 평가도…"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사법불신 극복·사법행정 정상화 TF 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행정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사법행정 개혁안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헌 소지와 제도적 부작용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비법관이 다수인 사법행정위원회가 사법권 독립을 침해해 위헌 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외부 영향력 차단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사법불신 극복·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사법행정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기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이 담겼다. 사법행정위는 법원의 인사·행정 등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를 대체하는 기구로, 13명 중 9명이 비법관으로 구성된다. 상임위원과 사무처장·차장 등 핵심 직책에서도 법관을 배제한다.
아울러 법관 징계 제도를 강화하고 감찰 기구의 독립성을 높인다. 법관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징계 처분인 정직 1년을 2년으로 상향하고, 윤리감사관을 '감찰관'으로 변경헤 법원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로 임명한다.
각급 법원의 사법행정에 관한 자문기관인 판사회의 구성은 소속 판사 전원으로 확대한다. TF 단장인 전현희 의원은 "법률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판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자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퇴직 대법관은 퇴직 대법관이 퇴임 후 5년간 대법원이 처리하는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현행 수임 제한 기간인 1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전 의원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전관예우를 낳는 고리를 끊어내고 사법불신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TF가 진행하는 입법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지영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은 사법행정 개혁안의 전반적인 내용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
법원행정처 폐지와 관련해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불거진 지 8년이 지난 현재 그동안 사법부가 해온 노력과 그 결과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법원행정처가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사법행정이 재판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는 등 악용되는 사례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법권 독립 침해에 따른 위헌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 총괄심의관은 "헌법상 사법권에는 사법행정권이 포함된다"며 "사법행정 권한을 분산하더라도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이 정치적·외부적 간섭 없이 핵심적 사항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국제판사협회 선언이자 사법행정의 국제적 스탠다드"라고 설명했다.
사법행정위에 대해선 "비법관 위원이 다수인 위원회에 법관 인사권이 집중될 경우 외부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토론에 참여한 복소연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사무처장 역시 "위원회에 개인의 이익이나 사조직 힘이 개입돼선 안 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퇴직 후 대법원 사건 5년 수임 금지의 경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전관예우 방지 취지엔 공감하지만 이미 대법관 사건 수임 제한, 로펌 취업 제한, 주심 배당 배제 등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추상적 위험만으로 장기간 수임을 제한하는 건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관 징계 처분인 '정직' 기간을 현행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선 "실질적으로 헌법에서 예정하지 않은 해임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무보수·겸직 금지로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해 퇴직을 강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TF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김주현 대한변호사협회 정책이사는 사법행정위 구성에서 외부 인사 참여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사법행정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면서 행정부나 국회의 직접 개입 소지를 배제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했다"이라고 평가했다.
서채완 민변 사법센터 간사는 "비법관 구성원 참여를 장려하지만 정치인, 국회의원, 행정기관 구성원은 배제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퇴임 대법관 대법원 사건 5년 수임금지 방안에 대해 김 정책이사는 "전관예우 악습 타파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호평했다.
전 의원은 공청회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각계각층 토론자의 의견을 향후 TF 회의를 통해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고 법안을 발의하게 될 것"이라며 "가능하면 당론 추진해 올해 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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