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여성만 집중적으로...동굴서 발견된 식인 패턴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11.29 00:54  수정 2025.11.29 00:54

벨기에의 한 동굴에서 매우 이례적인 식인 흔적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벨기에 남부 왈로니아 지역의 고예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집단 유해에서 인위적인 변형이 확인됐다"며 "매우 특이하고 선택적인 식인 풍습을 짐작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북유럽에서 가장 많은 네안데르탈인 유해가 발견된 고예 동굴의 제3 구역에서는 약 4만1000~4만5000년 전으로 추정되는 유골 101점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고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체구가 작은 여성 4명, 청소년 남성 1명, 신생아 1명 등 최소 6명의 개체를 재구성했다.


이들의 뼈에서는 동물 도살 과정에서 보이는 절단·폐쇄 흔적과 함께 뼛조각을 도구로 재활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또한 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들은 동굴 인근 출신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장기간 거주한 외부 집단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점을 근거로 "이들이 현지 집단에 의해 '외집단 구성원'으로 선택적으로 표적이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프랑스 보르도대 퀀틴 코스네프로아가는 "성인 또는 청소년 여성 4명과 아이 2명이라는 조합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약한 구성원을 집중적으로 노린 행위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해당 식인을 저지른 주체가 네안데르탈인었는지, 혹은 당시 이 지역으로 이동하던 초기 현생 인류였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사람 뼈를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는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에게만 확인됐던 만큼 그 집단 간 갈등의 산물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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