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래아’ 등 1.2만가구 입주장 열려도 시장은 ‘조용’
전세 끼고 잔금 못 치러…매물 부족에 전셋값도 강세
민간 신규 공급로 차단…수도권 공공분양 실효성 ‘미미’
ⓒ뉴시스
연말 수도권 대단지 위주의 집들이가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서울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정부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총 2만90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지만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발생해 실질적인 공급이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일 직방에 따르면 12월 수도권에선 총 1만2467가구가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2만77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전체의 62%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6448가구, 서울 4229가구, 인천 1790가구 등이다.
주요 단지로는 서울 송파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경기 광명자이더샵포레나(3583가구)·힐스테이트금오더퍼스트(832가구)·인천 주안센트럴파라곤(1321가구) 등이 꼽힌다.
통상적으로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면 해당 지역에 전세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전셋값 하락 또는 안정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전세 세입자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방식이 막히면서 대규모 입주장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움직임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7% 오르며 6주 만에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커진 가운데 특히 송파구는 0.95%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5% 오르며 41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KB부동산 측은 “송파구의 경우, 거래는 한산해졌으나 재건축 및 리모델링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며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라며 “이 달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내년 1월 잠실르엘 등 총 4543가구 신축 대단지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나오는 매물이 적어 매물 가격이 강세”라고 설명했다.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집값은 불안정한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국 입주예정 물량은 17만7407가구로 올해(23만9948가구) 대비 약 2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도권은 약 11만 가구에서 내년 8만7000여 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아직 입주 시점을 확정하지 않은 물량 등을 더하면 실제 입주 규모는 추정치보다는 증가할 여지가 있다.
정부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 달 추가 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최근 수도권 공공분양 계획을 발표했다. 총 2만90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단 방침이다. 서울에선 고덕강일지구 1곳에서 1305가구 공급하는 데 그친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이후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은 한 풀 꺾였지만 여전히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기대 심리는 남아 있는 상태다.
한국은행의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 전망이 더 우세함을 의미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간 입주물량이 늘어도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막히면서 민간에서 신규로 나올 수 있는 공급물량이 차단된 상태”라며 “앞으로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더 오르는 등 수급불균형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0년 걸리는 걸 5년 만에 지어주겠다, 앞으로 빨리 짓겠다 등 말로만 하는 속도감 있는 공급계획 발표는 의미가 없다”며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 물량이 시장에 자꾸 풀리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가려운 곳을 두고 엉뚱한 곳만 긁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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