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패권전 새 국면… TPU 확장이 삼성에 새 기회 열까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1.30 19:28  수정 2025.11.30 19:28

구글·메타가 TPU 확대하며 시장구조 변화

기술력 외에 '생산능력·고객대응' 새 변수로

삼성전자 HBM3E D램 '샤인볼트'. ⓒ삼성전자

구글의 TPU(텐서처리장치) 부상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한 축으로 고착됐던 수요 구조가 변화하면서, 국내 메모리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 전략에도 새 변수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초기 시장 우위와 연간 공급력(캐파) 사이에서 두 회사의 입지가 서로 다르게 평가되는 점도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최신 AI(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3'가 상업적 성능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이를 학습시킨 TPU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글이 AI 연산을 위해 브로드컴과 함께 개발한 TPU를 두고,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이 구매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는 AI 가속기 시장이 GPU 단일 구조에서 TPU 생태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빅테크 업체들의 신규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PU는 칩 하나에 6~8개의 HBM을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 수요 자체가 확장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그 수혜를 강하게 받을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 SK 부스에서 관계자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가장 높은 점유율과 빠른 경쟁력으로 HBM 시장을 석권했던 SK하이닉스가 또 한번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일부 증권가에서는 연간 공급량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앞설 것으로 내다 보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생산능력(캐파) 외에도 구글과의 과거 협력 레퍼런스 등을 통해 더 많은 물량 공급이 진행·예정돼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7세대 TPU는HBM3E, 내년 8세대 TPU 모델은 HBM4 탑재가 예상돼 내년 HBM3E와 HBM4 중심의 삼성전자 HBM 공급 물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의 HBM4와 관련해선 "속도에 강점을 확보해 향후 재설계가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돼 품질 인증 조기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구글 TPU 내 HBM 공급 비중을 SK하이닉스 56.6%, 삼성전자 43.4%로 추정했다. 초기 수요 대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유지하는 구도다. 한편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월 HBM 생산능력(WPM)은 각각 16만장, 15만장으로 비슷한 반면, 마이크론은 5만5000장에 그쳐, 마이크론의 경우 TPU발 HBM 경쟁에서 그 영향력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AI 고객사들이 공급 안정성을 중시하는 상황에서 캐파 격차는 기업별 연간 물량 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내년부터는 HBM 경쟁에서 기술력 뿐만 아니라 공급량이나 확장 속도 역시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GPU·TPU 양축 체제는 메모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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