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아직 남아있네" 트렌스젠더女 신체 본 의사, 수술 중 발언 '충격'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12.02 23:17  수정 2025.12.03 00:27

미국에서 성전환자(트랜스젠더)가 암 수술 중 '성 차별 발언'을 한 병원 의료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에 거주하는 트랜스젠더 여성 제니퍼 카파소(42)는 2022년 3월 미국 대형 암 전문 병원인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MSK)에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SNS

카파소는 2020년 4기 전이성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간·폐·대장 등에서 계속 종양이 발견되면서 해당 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과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2022년 3월 폐에 생긴 악성 종양 제거수술을 받게되자 "수술 중 어떤 말이 오가는지 환자는 알 수 없다"라는 생각에, 마취 직전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켰다.


수술을 마치고 몇 주 뒤 녹음 파일을 재생한 카파소는 수술이 시작 전 의료진이 나누는 대화에서 자신을 조롱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들었다.


그는 한 의료진이 "아직 남성 신체가 남아 있다"(still has man parts)고 했다. 또한 "말이 안 된다",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등 다른 의료진의 발언도 들렸다고 한다.


수술 중 한 간호사는 카파소의 환자 기록에 성별이 '여성'으로 표기된 것을 발견하고는 병원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어 카파소의 성별 표기를 바꿔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파소는 수술 직후 자신의 동의 없이 성별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경됐으며, 이는 올해 1월 초까지 그대로 유지됐다고 주장했다.


MSK는 카파소를 차별했다는 주장을 부인했으며, 그의 '비밀 녹음'이 의료진의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카파소의 성별을 잘못 표기하거나 기록을 변경한 사실도 부인했다.


직원들의 부당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카파소는 MSK가 미국 최고의 암 병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계속 그곳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실에서 환자는 가장 취약한 상태가 된다. 그 순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아는 것은 환자 권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MSK 측 변호사는 "해당 녹음은 환자가 마취로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의료적 논의를 하는 장면 중 일부일 뿐"이라며 "대화의 대부분은 잡음이 많아 누가 말했는지, 어떤 취지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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