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물산 지분 '20%대' 진입 임박…'뉴삼성' 체제 공고화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2.03 10:36  수정 2025.12.03 13:04

홍라희, 삼성물산 주식 전량 李에 증여

삼성 지배구조 정점 회사 지배력 상승

'뉴삼성' 경영 돌입한 李 힘 싣기 분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월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함께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 아들 이지호 씨가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삼성'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이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한 결정이 올해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고 본격적인 '뉴삼성' 체제의 닻을 올린 이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은 자신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180만8577주(지분율 1.06%) 전량을 이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홍 명예관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부인이다. 실제 증여는 내년 1월 2일 이뤄질 에정으로, 증여가 완료되면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9.93%에서 20.99%로 상승한다.


홍 명예관장의 이번 증여는 올해 사법리스크 해소, 장남 입대 등 주요 변화를 겪은 이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지원성 증여'라는 해석과 함께, 최근 삼성전자 실적 회복 흐름 속에서 이 회장의 경영 리더십을 뒷받침하려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다만 이 회장과 홍 명예관장의 지분이 특수관계인(가족)으로 묶여 있었던 만큼, 그룹 전체 차원의 실질적 지배력 변화는 제한적이다. 이 회장 개인의 지분율만 증가할 뿐, 삼성 오너일가 전체의 지배력은 기존과 동일하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핵심 회사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19.3%), 삼성전자(5%), 삼성바이오로직스(43.1%)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직접 보유지분은 1.65%에 불과하며, 오너일가인 홍 명예관장(1.66%),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0.81%),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0.8%) 전체를 합쳐도 5%(4.92%)가 되지 않는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1.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결국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매개로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 강화는 곧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권 확대와 연결된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3년 연속 자사주 소각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왔고, 그 과정에서 이 회장의 지분율도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 명예관장의 증여가 더해지며 지배력 강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다는 평가다. 단 1%의 지분 증가일지라도, 20%대에 진입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홍 명예관장의 증여는 이 회장이 내년 4월 상속세 완납을 앞둔 상황과도 맞물려 해석된다. 이 회장은 2021년부터 매년 약 48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해 왔으며, 그 부담은 삼성 지배구조의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상속세 완납 후에는 매년 약 1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배당금이 온전히 확보되기 떄문에, 이를 기반으로 향후 지분 확대나 전략적 투자 여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 지분율은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변수 중 하나인데, 이번 증여로 구조적 안정성이 일정 부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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