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서 전동화 비중 90% 육박하며 구조 재편 가속
전기차 첫 30% 돌파로 캐즘 논란 불식하고 테슬라 성장 견인
가솔린·디젤 80%→13%로 5년 만에 역전되고 독일 3사는 전기 라인업 확장
테슬라 차량. ⓒAP/뉴시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기름 냄새가 사라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 시장을 호령하던 내연기관차의 시대는 저물고 친환경차가 90%에 육박하며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기차는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하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를 상쇄할 만큼 성장세를 보였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기준 수입 승용차의 하이브리드(풀·마일드 등 합산)와 전기차 비중은 86.3%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72.8%)보다 13.5%p나 훌쩍 상승한 수치다.
특히 전기차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올해(1월~11월 누적) 하이브리드는 56.2%로, 지난해 동기(53.3%)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전기차는 전년 동기(19.5%)에서 30.1%로 크게 증가했다. 전기차가 수입차 시장에서 30%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 내연기관인 가솔린과 디젤은 각각 12.5%, 1.1%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에는 가솔린과 디젤이 80%대로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하이브리드는 10%대, 전기차는 1% 수준이었으나 입장이 역전된 셈이다.
국산차는 보조금 조기 소진, 생산 조정 등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가 저조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수입차 소비자들이 가격 민감도가 낮아 정책 변화나 경기 침체 등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의 주역에는 테슬라가 자리하고 있다. 수십년간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던 전통 독일 브랜드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달에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7632대의 판매량으로 1위에 올라섰다. 11월 베스트셀링 모델 역시 테슬라의 모델 Y(1위)와 모델 Y 롱레인지(3위)가 휩쓸었다.
테슬라의 고성장은 중국산 수입을 통해 국내 판매가격을 낮추고 출고 대기시간을 줄인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 전기차의 강점을 살려 감독형 완전자율주행기능(FSD)을 국내 도입하며 호평을 받고 있어 테슬라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BYD 씰 ⓒBYD코리아
올해 1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 BYD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첫 인도를 시작한 BYD는 543대로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11위로 시작했다. 이후 8월까지 200~3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10위권 밖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9월 처음으로 1000대를 돌파하며 단숨에 10위권 안에 들어섰다. 10월엔 6위, 11월엔 5위까지 오르며 매섭게 추격에 나서고 있다. ‘아토3’ ‘씰’ ‘씨라이언’ 등 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해 수입 전기차 비중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전문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내연기관 시대를 이끌었던 레거시 브랜드들 역시 신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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