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베트남 해상풍력 성과로 신재생 포트폴리오 확장
합병 시너지 가시화…AI 시대 전력 솔루션 기반 구축
글로벌 해상풍력 성장세 속 국내외 사업 동시 추진
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왼쪽에서 6번째), 김영록 전라남도지사(7번째),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8번째),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5번째), 염성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4번째), 토마스 위베 폴슨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 아태지역 대표(3번째). ⓒSK이노베이션 E&S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 이후 전력·신재생 중심의 사업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E&S가 추진해 온 국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포트폴리오 안으로 편입되면서 정유·석화 중심 구조를 넘어서는 전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통합 법인이 목표로 한 재생에너지 기반 성장 전략이 실제 사업 성과로 뒷받침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1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96메가와트(MW) 규모 전남해상풍력 1단지를 준공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9.6MW급 터빈 10기가 연간 3억킬로와트시(kWh)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약 9만 가구가 1년간 소비하는 전력량이다. 석탄화력 대비 연간 24만t의 탄소 감축 효과도 발생한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업 개요 인포그래픽. ⓒSK이노베이션
이번 사업은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 최초로 비소구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적용했다. 주주사 별도 보증 없이 사업 자체의 현금흐름과 기술 역량을 기준으로 조달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통합 법인의 개발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터빈 타워·모노파일·송전 케이블 등 주요 기자재도 국산이 투입돼 국내 공급망 활성화 효과도 확인됐다.
이번 준공을 기점으로 전라남도와 신안군이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은 신안 임자도 앞바다에 2035년까지 총 8.2GW 규모의 초대형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가 1단지 준공에 이어 개발 중인 2, 3단지(각 399MW) 사업은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로 포함됐다. SK이노베이션 E&S는 내년 상반기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2027년 착공, 2031년까지 총 900MW 규모 대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E&S가 운영 중인 베트남TPD해상풍력단지 전경. ⓒSK이노베이션
국내 프로젝트와 함께 해외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베트남 티엔장 지역에서 150MW 규모 탄푸동(TPD) 해상풍력 단지를 운영 중이다. 2021년 50MW 1단계, 2023년 100MW 2단계를 완공했으며 4.2MW급 터빈 36기가 연간 443GWh 전력을 생산한다. 베트남 국영전력 EVN과 장기 고정가격 계약(PPA)을 맺어 매년 약 500억원 매출을 창출한다.
베트남은 SK이노베이션 E&S의 해외 재생에너지 확장 거점이다. 회사는 닌투언 지역 131MW 태양광, 지붕형 태양광 등 현지 합작사업을 연달아 추진하며 총 1GW 규모 운영·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베트남 정부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36%, 2050년 75%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환경도 우호적이다.
국내 96MW에 해외 150MW까지 더해지면서 SK이노베이션 E&S는 글로벌 해상풍력 운영·개발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초대형 터빈과 WTIV, HVDC 등 핵심 기술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국가 단위 산업경쟁력이 좌우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유럽은 이미 해상풍력 단지와 공급망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한국 역시 NDC 달성과 미래 전력수요 대응을 위해 해상풍력을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했으며, 해상풍력 특별법 제정과 REC 가중치 개편 등 제도 정비로 민간 중심의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이런 환경에서 SK이노베이션 E&S가 전남과 베트남에서 상업운전 성과를 확대하는 것은 단순 발전 사업을 넘어 통합 법인의 전력·신재생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이 글로벌 흐름과 맞물려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 현장. ⓒSK이노베이션
또한 이런 국내외 풍력사업 성과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당시 제기된 시너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정유·석화 중심의 SK이노베이션과 LNG·전력 중심의 SK E&S가 “결합 지점이 약하다”고 지적했으며 합병 명분을 SK온 재무부담 완화로만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전남해상풍력 상업운전과 베트남 해상풍력 운영 실적은 통합 법인이 정유 중심 구조를 넘어 전력·신재생 자산 기반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합병을 통해 AI 시대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상이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합병 당시 ‘합병은 AI 시대 전력 솔루션 대응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결합, 액침냉각 등 그룹 차세대 사업의 기반이 되는 전력 인프라가 해상풍력에서부터 갖춰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향후 1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재생에너지 분야로 평가된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설치량은 이미 1136GW를 넘어섰고 연평균 7% 이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통합 공급망을 구축하며 설치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고 유럽 역시 송전 인프라와 대규모 단지 중심으로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해상풍력을 18.3GW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며 제도 개선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체계 조정으로 시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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