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Y01' 기술 이전 설명회 개최
사노피, 베스트 인 클래스 가치 인정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지속적으로 추진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기술 이전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국내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렉라자’의 원개발사인 오스코텍이 다시 한번 대형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이번에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격전지로 떠오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영역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 수출 성과가 얼어붙은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오스코텍은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아델-Y01’ 기술 이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노피 계약의 상세 배경과 함께 ‘포스트 렉라자’를 향한 차세대 R&D 확장 전략을 발표했다.
앞선 16일 오스코텍은 ‘아델’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타우 단백질 타깃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아델-Y01을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에 기술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의 총 규모는 최대 10억4000만 달러(약 1조5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으로만 8000만 달러(약 1180억원)을 수령하기로 했다. 통상적인 바이오텍 기술 이전 계약에서 선급금 비중은 전체의 5~10% 범위로, 오스코텍의 계약은 그 상단에 위치한다. 사노피 측이 아델-Y01의 초기 데이터와 상업적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계약에 따라 사노피는 아델-Y01의 전 세계 독점적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되며 향후 진행될 임상 개발과 허가, 생산 및 판매를 전적으로 책임진다. 오스코텍은 후보물질 도입 당시 아델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사노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각각 47대 53으로 나누게 된다. 이번 선급금 수령 만으로도 오스코텍은 약 55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 안정적인 R&D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후보물질의 원주인인 아델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아델이 1~2% 권한을 더 갖기로 했던 초기 계약이 바탕이 됐다”며 “협상 과정에서 사노피가 요구한 IP(지적재산권) 범위가 당초 양사의 공동 개발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이 있었고, 계약의 성공적인 결실을 위해 전략적으로 조금 더 양보해 오스코텍이 47%를 가져가는 수익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피가 주목한 아델-Y01의 핵심 경쟁력은 ‘정밀함’이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에는 인지 기능 저하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높은 ‘타우’ 단백질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아델-Y01은 타우 단백질 중에서도 알츠하이머의 핵심 병리 인자인 ‘아세틸 타우’ 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항체다.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타우 단백질은 건드리지 않고 병증을 확산시키는 변형된 타우 만을 골라 제거함으로써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능은 극대화하는 기전이다.
윤 대표는 “경쟁사 항체들이 타우의 앞부분이나 엉뚱한 곳을 잡을 때 아델-Y01은 응집의 핵심인 코어에 가장 가까운 스윗 스팟을 공략한다”며 “실험실 데이터에서 경쟁사 대비 월등히 강한 응집 저해 효과를 확인했으며, 사노피 역시 베스트 인 클래스 가능성에 공감해 계약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오스코텍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오스코텍은 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제노스코의 100% 완전 자회사 편입 계획이 무산되는 등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된 홍역을 치렀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노피 계약이 렉라자 이후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주주 신뢰를 회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한양향에 기술 이전했던 렉라자 사례와 마찬가지로 외부 우수 후보물질을 들여와 기업의 가치를 키우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향후 로드맵에 대해 “아델-Y01은 끝이 아닌 터닝 포인트”라며 “내년 여름 전까지 세비도플레닙 등 레거시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내성 항암제와 섬유화 질환 분야에 역량을 총집결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라이선스 아웃 계획에 대해서는 “2030년까지 글로벌 기술 이전을 2건 이상 추가해 총 3~4건의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며 “제노스코 100% 자회사 추진 역시 방향은 그대로 추진 중이며 내년 초 인베스터 데이에서 더 구체적인 플랜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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