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전략 택한 김하성…FA 재수 성공 사례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2.20 08:34  수정 2025.12.20 08:34

애틀랜타와 1년간 2000만 달러 단기 계약

내년 시즌 건강 증명 후 장기 계약 노리는 전략

김하성 ⓒ AP=뉴시스

계약 파기 권한, 즉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던 김하성(30)이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잔류한다.


김하성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 1년간 총액 2000만 달러(약 29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고 올 시즌 후 FA 재자격을 얻는 옵트아웃 조항을 달았다.


시즌 중 애틀랜타로 트레이드 된 김하성은 지난 7월 빅리그에 복귀했으나 부상 여파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의 선택은 계약 파기 후 1년 단기계약이라는 다소 생소한 조건이었다.


만약 옵트아웃을 선언하지 않았다면 김하성의 내년 연봉은 1600만 달러로 새 계약으로 받게 될 2000만 달러보다 훨씬 적다. 여기에 부상으로 제대로 된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 FA 재수의 길을 걸으며 내년 시즌 종료 후 제대로 된 장기 계약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FA 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검증된 전략이다.


특히 빅리그에서 확실한 성적을 보여줬으나 하필이면 FA 자격 획득 직전, 부상 등의 이유로 가치가 떨어질 경우 재수를 택해 이듬해 반등을 이룬 뒤 대형 계약을 이끌어내겠다는 것. 올 시즌 출전 경기 수가 부족했던 김하성도 이와 같은 이유로 1년 단기 계약을 맺었고 내년 시즌 바닥을 치고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FA 재수 후 대형 계약을 체결한 대표적인 선수는 맥스 슈어저다. 2013년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슈어저는 당시 소속팀인 디트로이트로부터 6년간 1억 44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제시받았다. 그러나 잦은 부상 이슈를 안고 있던터라 우려의 시선이 많았고, 놀랍게도 슈어저의 선택 또한 계약 수락이 아닌 1년 단기 계약이었다.


추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던 슈어저가 부상 시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했던 게 드러났다. 이듬해에도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 슈어저는 마침내 워싱턴으로 이적하며 7년간 2억 1000만 달러의 대박을 쳤다.


류현진도 FA 재수 후 대형 계약을 이끌어냈다. ⓒ AP=뉴시스

류현진도 FA 재수가 신의 한 수였다. 어깨 수술 후 부상의 변수가 있었던 류현진은 2019년 팀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고 건강함을 증명한 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건강만 하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붙는 거포 J.D 마르티네즈도 FA 재수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디트로이트 시절인 2015년 38홈런을 쳤던 마르티네즈는 FA 자격 획득 직전인 2016년 유리몸 기질을 드러내며 120경기 출장에 그쳤다.


결국 재수를 택한 그는 2017년 시즌 중 애리조나로 트레이드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커리어 하이인 45홈런을 기록했고, 결국 보스턴과 5년 1억 1000만 달러의 대박을 쳤다. 하지만 마르티네즈는 계약 첫 해에만 43홈런으로 제몫을 했을 뿐 다시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렸다.


실패 사례도 분명히 있다. 2019년 내셔널리그 MVP인 코디 벨린저와 현대 야구가 요구하는 OPS형 타자인 마이클 콘포토는 자신을 둘러싼 부상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떨치지 못했고 결국 대형 계약과 거리가 먼 선수가 되고 말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