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청문회 또 불참석…정부 ‘초강수’ 카드 만지작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12.29 17:19  수정 2025.12.29 17:51

정보유출 쿠팡 대상 30~31일 청문회

해외에 있어 미참석…‘맹탕 청문회’ 우려

공정위, 강제조사권·영업정지 가능성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연합뉴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을 둘러싼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쿠팡이 사건 발생 약 한 달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에 나선 데다, 국회 청문회에도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위법을 저지르는 기업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정지 조치를 검토하는 등 쿠팡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도 총수 불참…쿠팡 청문회 ‘형식적 검증’ 우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는 30~31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청문회를 앞둔 가운데 쿠팡은 책임 논란 속에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김범석 쿠팡 본사 의장이 또다시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불참 사유로 ‘해외 거주’와 ‘이미 예정된 일정’을 들었다.


쿠팡은 지난 17일에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 대표를 청문회에 출석시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사태의 핵심 책임자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청문회가 실질적 검증 없이 ‘맹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발생 약 한 달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에 나섰고, 29일에는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 3370만개 계정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과한 후 청문회에는 불출석을 통보해 사과문과 보상안을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거액의 보수를 받은 혐의가 더해지면서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쿠팡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동일인 지정 적용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 사태에 공정위 ‘강제조사권·영업정지’ 카드 급부상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쿠팡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정위의 강제조사권 도입과 영업정지 등 고강도 제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쿠팡을 거론하며 공정위에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난 19일 공정위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기업에 대한 강제조사권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공정위는 압수수색이나 체포·구속 등 수사기관이 행사하는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고, 자료 제출 요구나 현장 조사 중심의 ‘임의조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유통업체를 상대로 한 실효성 있는 제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공정위가 사법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보다 강력한 규제를 위한 수단으로 강제조사권 도입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강제조사권이 부여될 경우 법적 강제력을 갖춘 압수수색이나 영장 청구 등이 가능해질 수 있다.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이는 쿠팡의 책임 회피 논란에 대해 공정위가 초강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KBS ‘뉴스라인W’에 출연해 “영업정지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면 이를 대신해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있다”면서도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공정위의 제재가 과징금에 그치지 않고,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영업정지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와 함께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초과하는 배상액을 부과함으로써 기업의 위법 행위를 억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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