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0원 공포' 넘긴 환율, 1430원대 연말 마감…은행권 "일단 안도"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12.31 15:16  수정 2025.12.31 15:16

"최악은 피했다"…1430원대로 급락

4대 금융 CET1 비율 하락세 불가피

"1400원대 고착화로 영향 제한적"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연말 종가 1430원대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고환율로 인해 고심하던 은행권이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를 다소 덜게 됐다.


특히 지난주 초 1480원을 돌파하며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은행권의 자본 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439.0원으로 연말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1483원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시장 안정화 조치가 이어지며 40원 넘게 급락했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 수준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종가(1472.5원)보다는 낮지만, 1997년(1695.0원)과 202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연말 종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은행들이 느끼는 재무적 부담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이 환율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환율 상승이 은행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직접적으로 타격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해외 진출이나 무역금융 등을 위해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 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금액이 자동으로 커지게 된다.


이는 곧 위험가중자산(RWA)의 증가로 이어지며,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자본 적정성 지표인 CET1 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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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4분기 말 CET1 비율이 지난 3분기 말 대비 약 0.1%p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CET1 비율은 약 0.02~0.03%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30일 환율 종가가 1402.2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40원가량의 상승분이 반영돼 0.1%p 안팎의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주 1480원대까지 환율이 치솟았던 상황에 비하면 하락 폭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만약 환율이 1480원대를 유지했다면, 단순 계산으로 CET1 비율 하락 폭이 0.2%p를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각에서는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과거 급등기만큼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예상치 못한 계엄 선포 사태 당시 발생했던 일시적 환율 폭등과는 달리, 현재의 고환율 기조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수준 자체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한 변동성이 제어되면서 은행들이 대응 가능한 범위 내에 들어왔다"며 "이미 고환율 상황을 가정한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부분은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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