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상승에 양극화 심화…거주자 해외증권투자 재검토해야"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1.02 09:48  수정 2026.01.02 10:1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고환율이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며, 최근 1400원대 후반의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터멘털과 괴리가 큰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2일 2026년 신년사를 통해 "환율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내수기업 등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엔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율이 오른 이유로 "한·미 간 성장률 및 금리 격차,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장본시장 제도 개선을 통한 투자유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화 움직임보다 원화 절차 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은 지속 늘어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단기적으로 큰 상승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와 시기, 그리고 환헤지 운용전략 등이 국내외 시장에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환율 절하 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렸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K자형 회복' 형태를 띄고 있어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는 성장률이 1.8%로 작년의 1%에 비해 상당히 높아져 잠재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통상환경과 반도체 경기, 내수회복 속도 등에 따라 상방과 하방 모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IT부문을 제외할 경우 부문간 회복 격차가 크다"며 "신산업 육성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는 등 구조전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그는 "글로벌 통상환경과 각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 통상여건 측면에서는 미국 내 사법적·정치적 변수의 전개에 따라 관세 및 무역정책을 둘러싼 위험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미 투자협정과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자금이 원화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투자 규모는 외환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매년 기계적으로 200억 달러가 투자 자금으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 위험 요인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 조정 가능성도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는 AI 기업 간 연계된 부채 구조로 인해 가격조정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 미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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