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모두 '가사일 해방' 공통 키워드로 제시했지만
삼성 노태문, 제품군에 AI 확장하는' 초연결' 전략 앞세워
LG 류재철, 공감지능 선포…클로이드 등 '행동하는 AI' 구상
노태문(왼쪽)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 부문장),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각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양사 모두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제품을 통해 '가사일 해방'을 공통된 키워드로 제시했다. 다만 구현 전략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경험을 가전으로 확장하는 '초연결' 전략을 앞세운 반면, LG전자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기술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과 생활 맥락을 이해하는 '공감지능'을 강조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 부문장)과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4일과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글로벌 데뷔전을 치렀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더 퍼스트룩'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 대표는 4일 윈 호텔에서 열린 '더 퍼스트룩'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다른 어떤 기업도 우리가 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매년 스마트폰과 TV, IT 기기 등 약 5억대에 달하는 제품을 출고하는 만큼,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AI 혁신을 구현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삼성은 매년 5억대의 기기를 출하하고 있으며, 이러한 멀티 디바이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는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독보적인 소비자 이해도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최고의 AI 경험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필요할 때 지원하며 진정한 동반자가 되는 것, 그것이 가장 우선적인 가치"라고 덧붙였다.
노 대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개방형 협업을 통한 고객 선택권 확대 ▲온디바이스·클라우드 AI 간 효과적 결합을 통해 AI 서비스 최적화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AI 경험 제공하는 스마트싱스·원 UI·나우 브리프 등 AI 인터페이스 강화 ▲삼성 녹스 기반 강력한 보안과 AI 신뢰도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삼성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AI 혁신은 사용자의 일상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술 리더로서 책임 있는 윤리 기준을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확대해 '일상의 진정한 AI 동반자'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궁극적으로 '집안일 해방'을 목표로 AI 가속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스크린과 카메라,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AI가 사용자의 요구를 이해하고 여러 기기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방식이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2026년형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에는 가전 최초로 제미나이가 탑재돼 식품 인식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냉장고가 알아서 요리를 추천해주고 레시피를 생성해주는 AI 기반의 편의 기능을 누릴 수 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호텔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 2026에서 발언하고 있다. ⓒLG전자
LG전자도 역시 이번 CES에서 AI를 핵심 화두로 제시했지만, 접근 방식은 삼성전자와 다소 달랐다.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과 생활 환경을 이해하는 '공감지능'을 AI의 진화 방향으로 제시했다.
류 CEO는 5일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LG전자는 탁월한 제품 경쟁력과 공감지능, 연결된 생태계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AI' 시대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이제 사용자를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사용자를 위해 직접 행동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제시한 '행동하는 AI' 비전의 핵심 사례는 AI 홈로봇 'LG 클로이드'다. LG 클로이드는 사전에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도록 설계됐다. 류 CEO는 "LG전자는 가정용 로봇을 '가정 전문 에이전트'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로봇은 개인적인 공간인 집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클로이드는 양팔과 다섯 손가락을 활용한 정교한 동작과 안정적인 실내 주행 능력을 갖췄으며, 가전 제어와 AI 비서 기능을 결합해 물리적 노동뿐 아니라 판단과 계획에 따른 정신적 부담까지 덜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거나 오븐을 작동시키는 등 식사 준비는 물론, 세탁물 분류·세탁·정리까지 담당한다.
류 CEO는 AI 생태계를 가정 밖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인 '인공지능 중심 차량(AIDV)' 솔루션을 통해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에서 주변 상점 정보를 확인하거나 개인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감상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제어하는 냉각 솔루션 사업을 확대해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류 사장은 "LG는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기 위한 혁신의 여정을 계속해 왔다"며 "AI를 화면 밖으로 끌어내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AI의 실천'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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